올 1,712곳 신규오픈·668곳 폐점 '多産多死 구조'<br>"과열경쟁에 매출 부진탓… 가맹조건등 개선 필요"
‘과다 출점의 후유증인가’
편의점수가 1만개를 넘어서면서 매출부진으로 폐점하는 점포도 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업체들은 올들어 11월말까지 1,712개의 점포를 새로 오픈한 데 반해 668개 점포를 폐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출점 대비 폐점비율은 39%선으로 10개가 새로 오픈할 때마다 4개가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편의점 폐점 수는 지난 2002년 173개에 불과했지만 2004년 541개로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648개가 문을 닫는 등 해마다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30개 가량 폐점한 씨스페이스까지 포함하면 연말까지 700개가 넘는 편의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편의점 폐점이 증가하고 있는 데는 점포 수가 늘어나면서 업체간 과열 경쟁으로 매출 부진을 겪는 점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말 현재 국내 편의점 수는 1만900여개. 이로 인해 편의점마다 치열한 상권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편의점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점포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지난 2002~2003년 사이에 출점한 점포의 가맹계약기간이 올들어 속속 만료되면서 계약연장을 하지 않는 점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폐점 수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한 편의점 점주는 이와 관련, “사업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출점이 늘어나는 만큼 폐점도 증가하는 다산다사(多産多死)의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별로는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 훼미리마트의 폐점 점포수가 344개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폐점 수 247개보다 97개 늘어난 수치다. 물론 신규 개점도 601개로 가장 많았으나 폐점 수 증가의 영향으로 올해 257개의 점포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GS25는 올해 480개 점포를 새로 오픈한 반면 110개의 점포가 폐점됐고 세븐일레븐은 374개를 새로 출점한 대신 70개가 문을 닫았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 10월부터 지하철 5~8호선에 100여개의 점포를 한꺼번에 오픈하면서 전체 점포 수는 지난해 1,421개에서 올해 1,725개로 크게 늘어났다.
올해 점포수 1,000개를 돌파한 바이더웨이와 미니스톱도 각각 83개와 61개가 문을 닫았다. 이들 업체의 올해 신규 출점 점포는 각각 141개와 115개로 전체 점포 수에서는 58개와 55개가 순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폐점율이 60%가 넘는 일본에 비하면 국내 편의점 업계의 폐점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면서도 “점포수가 늘면 부실점포도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만큼 무리한 출점보다는 점포개발을 보다 신중히 하고, 로열티 금액을 하향 조정하거나 최저수익을 보장하는 등 점주들의 가맹조건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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