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일 ‘1∼3분기 FTA 체결국 농축산물 수입동향’ 보고서에서 국내 축산물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미국산 쇠고기와 닭고기, 유제품의 수입량이 각각 평년 동기에 비해 18.9%, 19.7%, 230%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작황이 좋았던 체리·옥수수·대두 수입은 평년 동기보다 각각 130%·54.6%·29.4% 급증했다. 미국산 체리는 토마토와 포도 등 국내산 과일을 제치고 여름철 대표과일로 부상했다.
미국산 농축산물 총 수입규모는 지난 1∼9월 전년 동기에 비해 35% 늘어난 61억6,000만 달러였다.
미국뿐 아니라 EU 등 우리와 FTA를 맺은 국가들로부터 1∼9월 수입한 농축산물 총액은 평년 동기보다 28.3% 증가한 136억 달러로 집계됐다.
아직 우리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중국의 경우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농림축산물의 수입액이 대폭 늘어나면서 무역수지 적자액도 배 이상 증가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정정길 연구위원과 어명근 선임연구위원의 ‘한·중 FTA: 협상 동향과 전망 및 향후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대 중국 농림축산물 무역수지 적자가 2000년 12억9,000만달러에서 지난해 33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수입액이 1억달러를 넘는 품목은 2000년에는 옥수수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쌀(2억8,440만달러)과 김치(1억1,740만달러), 고추(1억1,180만달러) 등이 포함됐다.
2011∼2013년 양국의 주요농산물 35개 품목의 도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계란을 제외한 34개 품목에서 국산이 중국산보다 비쌌으며, 그 중 25개 품목은 3배 이상, 12개 품목은 5배 이상 비쌌다.
농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FTA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은 5일 국회 앞에서 한중 FTA 협상 반대 집회를 연 데 이어 10일에는 전국 시·군청 앞에서 농산물 야적시위, 20일에는 서울에서 대규모 농민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정정길 연구위원은 “한·중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되면 축산물·과일 등 일부에 피해가 집중된 미국이나 EU와 달리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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