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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욱아, 우승 기회 곧 온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노던트러스트오픈 최종라운드가 열린 21일(한국시간) 새벽 누구보다도 손에 땀을 쥐어가며 중계방송을 지켜본 이가 있었다. 재미교포 케빈 나(28ㆍ나상욱)의 아버지 나용훈(58) 씨였다. 지난해 말 한국에 들어왔을 때 아들의 권유로 함께 받은 건강검진에서 백혈병 판정을 받은 나 씨는 현재 한국에 머물며 치료를 받고 있다. 케빈 나는 전날 3라운드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서울에서 지켜보실 아버지를 위해 우승하겠다”며 PGA 투어 데뷔 8년 만의 첫 우승 의지를 다졌지만 3위에 그쳐 이 약속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아버지는 “이번 대회 전까지 3개 대회에서 연속 컷 오프를 당해 일부러 전화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 직전에는 ‘차분하게 하라’는 말을 전했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2위에 올라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다시 통화를 하려 했는데 연결이 안 됐다”면서 아쉬움을 내비쳤다. 아버지는 8살 때 케빈 나에게 골프를 처음 가르친 이후 캐디로 나서는 등 골프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해왔다. 케빈 나도 현지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마음이 경기장에 와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약을 먹고 계속 치료를 받고 있으니 괜찮아질 거라고 믿는다는 나씨는 “상욱이가 경기 끝나고 우승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부터 먼저 하더라”면서 “우승 기회는 곧 올 것이고 골프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앞으로 사회에 좋은 일도 많이 하면서 행복을 찾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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