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기준으로 우리 국민은 1인당 연평균 한 가마가 넘는 87㎏의 쌀을 가정에서 소비했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2012년 현재 쌀 소비량은 69.8㎏으로 수직 하락했다. 10년 만에 한 사람이 연 평균 20㎏짜리 쌀 한 포대가량을 덜 먹게 된 셈이다. 빵과 같은 대체식품이나 즉석가공식품이 다양해지면서 식습관이 점차 간편화ㆍ서구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양곡년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1인당 연간 가구 부문 쌀 소비량은 40년 전인 1972년 189.4㎏에 달했으나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탔다. 2011년에는 사상 최초로 쌀 소비량이 한 가마에도 못 미치는 78.6㎏을 기록했고 올해는 60㎏대로 내려섰다. 농가의 1인당 쌀 소비량은 111.2㎏에 달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비농가의 소비량은 67㎏에 그쳤다.
식료품 및 음료 제조업에서 원료로 쓰이는 쌀 소비도 크게 줄었다. 2012년 사업체 부문 쌀 소비량은 57만712톤으로 전년 64만5,927톤과 비교해 11% 넘게 급락했다. 특히 주정(소주 등의 원료가 되는 에탄올)에 들어가는 쌀의 소비가 감소했다. 정부가 싼 가격에 주정업체에 배정했던 묵은쌀의 물량을 2012년에는 줄이면서 주정업체들이 가격이 저렴한 타피오카 등으로 주정을 생산했기 때문이다.
다만 떡류 제조업에 쓰인 쌀은 같은 기간 13.3% 늘어나 18만3,095톤에 달했다. '떡카페'와 같은 젊은이들 기호에 맞춘 떡 판매 사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도시락 등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에 14만8,016톤의 쌀이 쓰였고 탁주 및 약주(6만1,386톤), 장류(1만8,184톤) 등이 뒤를 이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