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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애그플레이션' 공포

러, 곡물수출금지 조치 내년 수확기까지로 연장<br>밀·옥수수·콩 등 급등… FAO 긴급 회의 소집<br>개도국 식량부족으로 모잠비크 등 곳곳 폭동


러시아가 당초 올해 연말까지로 계획했던 곡물수출금지 조치를 내년 수확기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히면서 밀을 비롯한 주요 곡물가격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에 곡물값 급등으로 일반 물가까지 오르는 애그플레이션 공포마저 되살아나고 있다. 모잠비크에서는 정부의 빵값 인상 발표에 식량 폭동이 일어나 사망자가 발생했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밀 부족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이날 TV로 방영된 내각회의에 참석해 "곡물 수출금지조치를 2011년 작황 결과가 나온 뒤에야 철회할 수 있다"며 최소 내년 중반까지 연장할 것임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곡물 금수조치가 최대 내년 11월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수출 금지 대상 곡물에는 밀을 비롯해 보리, 옥수수, 보리 등이 포함돼 있다. 앞서 러시아는 극심한 가뭄과 산불로 곡물 경작지가 소실됨에 따라 국내시장의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 5일 곡물 금수조치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 남부에서 산불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향후 곡물 공급 악화가 우려돼 금수조치 연장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날 러시아의 곡물금수조치 발표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곡물 상품 시장도 일제히 랠리를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의 밀을 주로 수입했던 중동지역과 북아프리카 바이어들의 미국ㆍ유럽산 밀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연초대비 70퍼센트나 급등한 밀은 2일(현지시간) 유럽시장에서 톤당 231.5유로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월 최고치를 기록했던 톤당 236유로에 근접하는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금수조치 연장 발표로 밀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12월 인도분은 전날 대비 0.75센트(0.2%) 오른 부셸당 4.475달러에 거래돼 1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의 곡물수출금지 조치 이후 한 달만에 8%나 급증한 수치다. 콩 11월 인도분도 3.5센트(0.3%)오른 부셸당 10.09달러에 거래돼 지난 8월 최고치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러시아의 금수조치 연장으로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들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실제로 모잠비크 마푸토에서는 2일 정부가 빵 가격을 30%인상한다고 발표하자 물가 상승에 분노한 민심이 폭발해 폭동이 발생, 7명이 사망하고 28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FAO는 밀 가격폭등을 우려해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FAO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미국이 건재해 곡물 수급 상황이 지난 2007~2008년 식량 위기때보다는 심각하지 않다고 진단하지만 동요하는 민심으로 모잠비크의 폭동이 다른 곳으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식량부족으로 방글라데시와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개발도상국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당시 아이티와 마다가스카르의 정부는 축출되기까지 했다. 한편 면화 가격도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청바지 등의 의류 가격상승 우려를 더했다. 뉴욕국제거래소(ICE)에서 10월 인도분 면화 가격은 파운드 당 91.80센트를 기록, 1995년 10월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면화값은 7월 이래 20%나 뛰었다. 이 같은 면화값 상승은 신흥시장의 수요 상승과 세계4위 면화 생산국인 파키스탄의 홍수로 인한 공급 감소, 여기에 헤지펀드들의 공격적 베팅이 맞물린 결과다. 국제면화자문위원회는"공급 악화와 헤지펀드의 투기수요 매수세 증가로 당분간 면화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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