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롯데마트 울산점 주유소 신축계획을 조건부로 통과시킨 것을 놓고 지역 주유소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주유소업계는 시가 지난번에 돌려보낸 계획안과 롯데마트가 새로 제출한 수정안이 사실상 별반 차이가 없어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울산시는 최근 교통영향분석ㆍ개선대책 심의위원회를 열고 남구 달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울산점의 주유소 신축계획을 수정 의결했다. 롯데마트 계획에 따르면 울산점 1층 야외주차장(299면)가운데 732㎡를 분리해 셀프 주유소를 만들게 된다. 주차방식은 현대 대각주차에서 직각주차로 전환해 주차면수를 변동없이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 시 교통평가심의위는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는 진출구쪽 주차구획 3개면을 없애고 평행주차면 크기를 50cm 넓히는 조건으로 통과시켰다. 교통평가심의위는 지난 3월 기존 한 대당 주차면 너비를 10cm~20cm씩 줄여 주차면수를 현재(299면)와 같이 유지하면서 주유소를 건립하겠다는 롯데마트의 계획에 대해 '부적절하다'며 보완 결정을 내렸다. 지역 주유소업계는 "이번에 교통평가를 통과한 롯데마트의 계획과 지난번에 반려된 계획은 차이가 없으며 사실상 롯데마트의 계획을 그대로 승인한 셈"이라고 반발했다. 한국주유소협회 울산지회의 한 관계자는 "시가 롯데마트의 계획을 그대로 승인한 것"이라며 "두 계획이 비슷한데 이번에는 어떻게 조건부로 통과됐는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또 "대형마트 주유소 수익의 대부분은 역외로 유출될 것이고 자영 주유소는 몰락할 것"이라며 "교통요충지인 달동에 대형마트 주유소가 들어서면 울산 전 지역의 주유소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역 주유소업계의 의견에 동조하는 남구도 시의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남구는 "직각주차로 주차방식을 변경한다고 해도 주차불편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주차선을 단순히 다시 긋는 수준의 대책을 통과시킨 교통평가 결정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구청은 앞으로 예정된 건축허가 등의 절차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측은 "기름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에서 시민들과 고객들에게 보다 저렴한 기름을 공급하기 위해 셀프주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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