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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8월 19일] 자원전쟁의 패자(覇者), 중국

세계 철광석 시장을 쥐락펴락해온 호주의 리오틴토 등 굴지 광산회사들이 요즘 좌불안석이다. 국제 자원 전쟁의 패자(覇者)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이들 회사의 철광석 가격 카르텔을 무너뜨리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리오틴토ㆍBHP빌리턴ㆍ발레 등 3대 철광석업체는 매년 초 중국ㆍ한국 등의 주요 철강회사에 일정한 가격에 철광석을 공급하기로 하는 연간 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은 이들 회사가 사실상 가격을 담합해 철광석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보고 기존 공급 구도를 깨뜨리고자 갖가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은 리오틴토를 아예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호주 내에서 중국의 천연자원 ‘싹쓸이’ 위협론이 불거지면서 무산됐다. 그러자 중국은 리오틴토 중국 법인 책임자를 스파이 혐의로 구속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최근 호주 중견 광산업체인 포테스큐에 60억달러의 자금 지원을 통해 신규 광산개발을 독려하고 이 업체와 철광석 공급 가격을 전년 대비 35% 인하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위 광산업체를 키워 세계 3대 광산업체의 독점 카르텔을 분쇄하겠다는 의도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세계 자원확보를 위해 규모나 전략 면에서 대담하고 치밀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철광석 시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호주는 물론 남미ㆍ중동ㆍ러시아ㆍ아프리카를 휘젓고 다니며 원유ㆍ니켈 등의 원자재 기업을 인수하거나 탐사 및 개발권을 통째로 인수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중국 국영기업인 얀조우 석탄공사가 호주 펠릭스 광산을 29억달러에 인수했고 또 다른 중국 기업인 시노켐은 시리아 및 콜롬비아 유전 확보를 위해 8억달러에 에메랄드 에너지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원자재 사냥은 한국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중국의 우한철강은 7월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제치고 캐나다 불룸레이크 철광석 광산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6월에는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에 광산을 보유한 스위스의 아닥스사 인수를 둘러싸고 한국석유공사와 중국의 시노펙이 맞붙었지만 한국 입찰 금액보다 3억달러가 많은 72억달러를 써낸 중국에 또다시 밀렸다. 현 정부는 지난해 초 ‘자원 외교’를 국정 과제 1순위로 내걸고 출범했다. 하지만 국내의 자원개발 전문 인력은 총 600여명으로 BP 같은 굴지 석유회사나 중국 국영기업 1개사 인력의 3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구리ㆍ니켈 등 6대 전략 광물기업의 인수를 위해 책정한 올해 정부 예산이 고작 2,700억원이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정부는 자원 확보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실제 예산이나 인력 투자 측면에서 얼마나 실천에 옮기고 있는지를 곱씹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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