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및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은 실패했고 당의 근본인 노동자들이 지지를 철회했고 농어민과 빈민들의 지지 철회도 이어지고 있다" 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분당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민심을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 하는 진보는 결코 대중정당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간곡한 호소도 무위로 끝났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흙과 가족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진보 분열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강 대표는 "나가는 쪽도 남는 쪽도 이제부터라도 서로에 대한 대립과 반목을 내려놓아야 한다" 며 "언젠가 진보의 역사 속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자"고 호소했다.
강 대표의 사퇴와 탈당을 신호탄으로 혁신파 의원들 및 당원들의 탈당은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셀프 제명'을 통해 당을 떠난 박원석ㆍ정진후ㆍ서기호ㆍ김제남 등 비례의원 4명에 이어 대표를 역임한 심상정 의원을 비롯해 노회찬ㆍ강동원 의원도 조만간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전 대표 등 국민참여계 당원 3,000여명도 이르면 11일 집단 탈당할 예정이다. 인천연합ㆍ통합연대 소속 당원들도 지역별로 탈당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진보정치혁신모임의 한 관계자는 "강 대표가 최후의 결단을 내리면서 미뤄온 탈당 및 신당 창당 작업을 내일(11일)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강 대표는 신당 합류가 당장 어렵겠지만 모시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당권파는 혁신파 비례의원 4명의 '셀프 제명'에 대한 법적 대응을 통해 탈당 저지에 나설 계획이다. 강 대표 사퇴 직후 구당권파만 남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변인으로 선임된 이상규 의원은 "지난 7일 처리된 비례의원 제명과 관련해 무효 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당권파는 아울러 강 대표 후임으로 민병렬 최고위원을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 세우고 홀로서기에 대비한 당 정상화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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