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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유로존 국채금리 상한선 카드 만지작

무제한 국채 매입 통해 조달 비용 하락 효과<br>인플레·위기국 모럴해저드등부작용 우려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등 국채금리가 치솟고 있는 재정위기국을 지원하기 위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채금리 상한선을 설정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 경우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이 가능해져 유로존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및 위기국의 모럴해저드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ECB가 유로존 국가별로 국채금리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넘어서면 개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ECB는 다음달 6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이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각국의 국채금리 상한선은 독일 국채(분트)와의 스프레드(금리차이)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설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채와 분트와의 스프레드가 정해진 범위 이상으로 확대되는 국가가 있으면 ECB가 해당국 국채매입에 나서 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이 방안이 채택되면 재정위기국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유로존 국가들 간 금리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지는 불균형 현상도 막을 수 있게 된다고 슈피겔은 평가했다. 또 ECB가 무한정 돈을 찍어 국채를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투기세력들이 차익을 노리고 위기국의 국채를 투매해 금리를 끌어올릴 수 없게 된다.

이는 지난 2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 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후 처음 나오는 구체적인 조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드라기 총재는 ECB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시장 조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재정위기국의 국채매입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으나 구체적인 내용과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ECB가 국채금리 상한선 설정 및 무제한 국채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 조약에 정부가 필요한 자금을 중앙은행이 나서 조달하는 '통화적 자금조달(monetary financing)'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ECB의 최대주주인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이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또 ECB가 국채매입에 나설 경우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조장할 수 있으며 재정위기국들은 ECB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긴축 및 경제개혁 등을 소홀히 하는 모럴해저드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ECB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국채매입 대가로 긴축이행 등을 약속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이와증권 런던지점의 토비어스 블래트너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국채금리 목표치를 발표하는 대신 제한적 규모의 국채매입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ECB가 앞서 유럽 은행들에 실시한 초저금리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의 만기가 3년인 만큼 이에 맞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3년 만기 국채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두 국가의 전체 국채 발행량의 15%에 해당하는 것으로 스페인 국채 300억유로, 이탈리아 국채 780억유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실시한 2차 양적완화(QE)와 비슷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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