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데스크 칼럼] 종업원이 블루오션

“장사가 너무 안돼 이런 식으로 망년회(忘年會) 분위기가 흐르면 정말 망년(亡年)이 되겠습니다.” 그럭저럭 장사가 잘됐던 한 요식업소 주인이 요즘 송년회 등 연말경기에 대해 묻자 이같이 푸념섞인 대답을 했다. 각종 파티 등 연말특수로 다른 때보다 쑥쑥 올라야 할 매출이 지난해 대비 50%선에 겨우 이른다고 업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창업을 시작한 사람들 대부분이 이같이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 너무 힘든 사람들 가운데는 아예 사업을 접은 창업자들도 적지않을 것이다. 직원관리는 성공창업에 필수 경기불황과 함께 소비의 금단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모든 업종에서 매출하락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시방편적인 대책을 선호하는 정부도 한몫을 한 것 같다. 지난 5월 말 중소기업특별위원회는 산업자원부와 보건복지부 등 6개 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한 제과업 등에 자격증제를 도입하고 컨설팅을 통해 전업을 유도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자영업자 대책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났지만 정부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자영업자 대책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만 나오고 있다. 신규 진입자를 막기 위한 자격증 제도는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고 경쟁력 없는 가게에 대한 점포 컨설팅도 이름만 유지할 정도라는 게 창업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이다. 결국 정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영업자 대책은 한마디로 복안이 나오기 힘든 상태에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면피용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때문에 창업자들은 대책을 마구잡이로 남발하는 정부의 방법에 대해 취사선택을 잘하면서 ‘마이 웨이’로 가야 되지 않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창업은 시장에서 옷을 고르는 행위와 같다. 누구나 자신의 몸매와 개성에 맞는 맞춤복 같은 느낌의 옷을 고를 것이다. 소비자는 배려와 정보 취득의 대상이며 수익의 원천이다. 얼마 전 서거한 경영학의 아버지로 추앙받았던 피터 드러커 교수는 ‘전략적 사고자’라는 책에서 성공창업의 조건을 “일종의 과학(science)도 아니고 특별한 기예(art)도 아니며, 그것은 하나의 실천(practice)”이라고 했다. 소비자의 구매주기와 소비성향, 그리고 사고의 잠재력이 곧 수익의 원천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에 도전해 성공할 확률은 대략 20% 정도에 불과하고 50%는 현상유지 정도이며 나머지 30%는 손해를 보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점포를 운영하며 폐업을 염두에 두거나 업종전환을 위해 준비 중인 게 창업시장의 현실이다. 그러나 창업의 성공과 실패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성공창업의 관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다 알고있으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것은 직원을 어떻게 잘 관리하는냐 여부다. 아무리 상권이 좋고 본사의 지원이 좋다고 해도 직원의 자질이 의심스럽거나 이로 인해 직원의 서비스가 나쁘면 그 사업장은 문닫을 시간만 기다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종업원은 경영자다’는 말이 나돈다. 직원은 사업주 이상으로 매장과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들어온 한명의 직원은 사업장을 번창하게 하는 구심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직원을 잘못 고용하면 사업장에 커다란 피해가 오는 것은 물론 자칫하면 빈손으로 나갈 수도 있다. 그만큼 사업자들에게 있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사항인 셈이다. 이래서 단순히 친분관계나 인연으로 종업원을 채용하지 말고 적어도 직원의 품행이나 언행과 함께 자질이나 적성을 제대로 갖췄는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임원급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원을 채용할 때 유머가 풍부한 사람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이를 반증하고도 남는다. 실제 유머 경영이 고객 서비스 등의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는 응답이 총 88%에 달했다. 이같이 까다롭게 선택한 직원은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능력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주가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적성 고려해 채용, 지속 교육을 종업원을 단순히 고용인으로만 여기지 말고 사업의 동반자라는 생각을 갖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대한다면 종업원 스스로 질 좋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다. 이는 곧 매장을 찾는 충성고객의 증가와 함께 수익증대로 돌아온다. 올해의 부진한 창업시장 경기상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예비창업자들은 성공창업이 대략 20%에 불과하다는 것을 직시하며 철저한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뭐든 남만큼 성취해야 직성이 풀리고 언제나 생기와 역동성을 잃지 않으며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이 내면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한국적 정체성을 최대한 살려내기 위한 방법으로 종업원 중심의 경영은 아무리 강조돼도 지나치지 않다. 적어도 한국 창업계에서는 종업원이 블루오션인 셈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