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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글로벌 양적완화 후폭풍] 외국인 투기자금 과도한 유입에 원화 거품론 다시 고개

■ 환율 1100원 무너져 1년來 최저<br>환율 하락속도 예상보다 빨라 자본 급격 유출땐 시장 출렁<br>한일 통화스와프 대체할 구조적 안전장치 마련 서둘러야


원ㆍ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과도한 유입에 따른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가 아닌 외국인의 투자목적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부에서는 투기적 거래가 가세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원화 절상압력이 강해지면서 당국의 경계감도 높아진 상태다.

외환 전문가들은 투기성 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시장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를 대체할 만한 구조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3원30전 내린 1,107원20전으로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2억달러짜리 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는 발표가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하락속도가 빠른 점에 주목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에 긴장감이 조성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심리적 영향이 작용한 듯 원화매수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원화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상향 이후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다. 주식과 채권시장에 들어온 외국인들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면서 하락압력은 더욱 강해졌다. 특히 주식시장의 경우 외국인들은 QE3가 발표된 지난달 13일 이후 이날까지 2조2,4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수출이 부진하기는 해도 무역수지 역시 흑자다.

문제는 실수요가 아닌 투자수요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중공업체 등 실수요자들의 경우 이미 달러를 많이 내다팔아 시장영향력이 줄어든 상태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자본투자자들의 입김이 세졌다.



문제는 양적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주요 신흥국과 원자재에 대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자본유출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는 점이다. 이른바 '붐앤버스트(Boom and Burst)'다. 원화는 미국의 1차 양적완화(2008년 12월~2010년 3월)에 29.9%, 2차 양적완화(2010년 11월~2011년 6월)에 5.4% 절상된 상태다. 현재 원화강세가 거품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거품을 키울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특히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의 패턴을 관찰해보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확인되고 원화환율 강세에 대한 확신이 들 때 더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김중원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초 미국 대선과 중국 정권교체 시기가 지나면 미국계 자금 12조원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라며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익 기대감으로 외국인 자금유입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대로 미국의 재정절벽으로 재정지출이 급격히 감소할 경우 언제든 한국을 떠날 수 있고 이는 곧 급격한 원화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 역시 아직까지 대규모 자금유입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거시건전성 조치 확대를 권고한 것에 대해 "전향적ㆍ적극적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현재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선물환포지션 한도규제, 외환건전성부담금 도입 등 이른바 3종 세트를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한일 통화스와프 연장은 중단된 상태이고 올해 말과 내년 수출전선도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자본유입이 과다하거나 외국계은행 지점과 국내 은행의 단기자금 차입이 많이 늘어날 경우 외부적 요인 발생시 일시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영향을 줄이는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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