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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미술·박물관 '여인천하'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3대 국공립 박물관·미술관 수장 모두 여성

(왼쪽부터)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정형민(60) 서울대미술관장이 공석 중인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19일 임명됐다. 여성이 국립현대미술관을 이끌기는 1969년 개관 이래 처음이다.

이로써 김영나(61) 국립중앙박물관장, 김홍희(64) 서울시립미술관까지 국내 3대 국공립박물관ㆍ미술관의 수장을 모두 여성이 맡게 됐다. 유례없는 ‘여인천하(女人天下)’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미술사를 전공했으며 이전에 미술ㆍ박물관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 학자출신이면서도 현장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덕분에 규모가 큰 기관을 맡기기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 유학파들이라 외국어에 능통하며 탁월한 국제감각의 소유자라는 점 역시 닮은꼴이다.

정 신임 관장은 이화여고와 미국 웨슬리 대학을 나와 1993년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미술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고 1994년부터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 서울대미술관장을 맡아오고 있다. 예술의전당 전시감독(1999~2001년)도 역임했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은 옛 기무사 터에 ‘국립서울미술관 ULL(울)’의 개관을 앞두고 있으며, 이곳을 국제적인 미술관으로 성장시킬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문화부는 정 신임 관장의 국제감각과 운영 능력에 기대를 품고 있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경기여고와 미국 뮬렌버그대 출신으로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미술사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5년부터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울대박물관장(2003~2005)을 이끌기도 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최초 여성 관장으로 지난 12일 임명된 김홍희 관장은 이화여대 불문과 출신으로 1979년 뉴욕 총영사관 한국문화원 문정관이던 남편과 함께 경험한 현대미술에 심취해 맨해튼 헌터칼리지, 캐나다 콩코디아대학 등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2006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거쳐 2008년 경기도미술관 초대관장으로 일했다.

정치권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잇따라 선출된데 이어 문화계에까지 우먼파워 시대가 열리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원홍 연구위원은 “그간의 남성리더십은 경제발전을 추진해온 장점이 있었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전세계적으로 여성의 실용주의 리더십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감성적 공감능력 ▦섬세함 ▦마음을 달래주는 배려심 ▦공공성 실천의 봉사정신 등을 부드러운 여성 리더의 덕목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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