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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퇴사하면 돈 드립니다


'좋은 인재' 찾기가 대세인 요즘 퇴사하면 돈을 주겠다는 기업이 있다. 입사가 하늘의 별 따기인 시대에 회사를 제 발로 걸어나가는 사람에게 돈을 주겠다는 역발상의 기업. 1999년 미국에서 신발판매 전문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서 10년 만에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한 '자포스(Zappos)'가 그 주인공이다.

자포스는 창업 10년 만에 매출액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전체 고객의 75%가 재구매 고객일 정도로 높은 고객 충성도를 확보했으며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 의해 인수되면서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 회사가 퇴사하면 돈을 주는 인사제도를 도입한 데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많은 입사 지원자가 현재의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여기기보다는 미래의 더 나은 직장을 위한 '징검다리'로 여기는 것이 일반화된 세태임을 감안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 혹은 경력을 관리하기 위해서 입사하려는 지원자는 돈을 줘서라도 내보내고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과 조직문화에 공감해서 오랫동안 함께 갈 '핵심인재'를 뽑겠다는 발상이다. 실제로 신입사원 연수기간 중 퇴사를 선택하면 월급 외에 별도의 퇴사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수를 마친 대부분의 신입사원은 회사에 남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상 반품과 환불 등 소비자의 민원처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대부분 기업이 콜센터 직원의 민원처리 횟수를 평가지표로 삼고 있어 빠른 응대가 중요한 반면 자포스는 직원 한 사람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통화 수를 제한했다. 한 명의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몇 시간씩 통화하는 일이 이곳에서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언뜻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이 제도는 고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고객의 말에 경청하고 실효성 있는 해답을 바로 찾아주고자 하는 '진심'이 통했기 때문이다. 서비스의 '양'이 아닌 '질'로서 승부하는 전략이 먹힌 셈이다. 이 회사는 최근 전통적인 채용 방식의 공고 대신에 인터넷상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서 신입 직원을 뽑겠다고 선언해서 다시 한 번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우리 회사의 입사경쟁률이 높으니 사람 뽑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온 최고경영자(CEO)가 있다면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돈 때문에'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회사에 들어오려는 100명보다 열정적으로 '일이 좋아서' 지원한 1명을 찾아내서 채용하는 것이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이득이기 때문이다.

자포스의 '역발상 경영'은 공공 부문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전력·수도·정책금융 등 공공서비스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와는 달리 이제는 공공 부문에서도 서비스의 질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인재채용과 기업경영도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해야 할 시점이다.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하는 '핵심인재'를 뽑아 '질 높은 서비스'로 승부하는 것이 '고객만족'에 이르는 지름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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