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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미텔슈탄트를 봐라


중소ㆍ중견기업, 특히 중견기업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유로존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국가 간에 경제위기에 대한 내성이 비교되면서 지방 정부와 중견기업 위주의 경제 발전을 추구해온 독일의 경쟁력이 성장과 고용 측면에서 월등히 효과적이라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

독일 중견기업의 경쟁력은 유럽 평균을 30%나 상회하고 중견기업을 통한 고용비중(46%)도 단연코 1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시장점유율1~3위를 점유하는 히든 챔피언의 수도 1,400여개가 되고(한국은 10개 남짓) 독일 전체 기업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등 우리 중견기업의 롤모델을 제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독일어로 '미텔슈탄트(Mittelstand)'라고 하는 독일 중견기업의 성공요인은 첫째 지방정부와 함께 중견기업을 긴밀하게 지원하는 80여개 지역 상공회의소의 역할과 함께, 둘째 미텔슈탄트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수출을 위한 정부 및 협회, 해외기관의 강력한 지원정책, 셋째 지역 은행들(하우스뱅크)의 장기적 관계에 기반한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금융지원, 넷째 산업 클러스터 내 기업 간 시너지와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 운영, 마지막으로 중견기업 경쟁력의 영속적 계승을 도모하는 각종 세제와 정책지원 등이다.

경제성장ㆍ고용에 중견기업 역할 커져

이러한 다섯 가지 성공요인을 받쳐주고 있는 기반 세 가지는 첫째 중견기업의 성공이 경제부흥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사회 전반적으로 공유하고 정부ㆍ기업ㆍ노동시장이 서로 양보와 타협을 한 점, 둘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변의 조건, 즉 저렴한 인접국 노동력과 비용효율적 수출시장 선택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점, 셋째 시장과 고객, 그리고 실행을 중요시하는 기업가 정신을 끊임없이 강조한 점 등이다.

우리나라 중견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네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견기업 육성을 전담하는 기관이 있으면 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으로부터 수만대 일의 경쟁을 뚫고 올라온 중견기업들을 위해 정부ㆍ지방자치단체ㆍ협회ㆍ단체 등의 흩어져 있는 지원안을 통합하고 국내뿐 아니라 국외시장 진출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줘야 한다.



둘째 지역에 기반을 둔 많은 잠재적 히든 챔피언들을 보다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서 각 지역의 산업 클러스터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별로 발전돼온 클러스터들을 산업 시너지라는 각도에서 재조명해 클러스터의 재배치를 고려하고 클러스터 내 기업의 운영 효율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연구개발(R&D)ㆍ구매ㆍ브랜드 등 중견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들을 공동서비스 도입으로 해결해줘야 한다. 또한 클러스터 내 인수합병(M&A)도 활성화되도록 해서 기업성장 속도를 배가시킬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간 클러스터가 너무 산업위주의 공간이었다면 교육ㆍ여가ㆍ문화 등 복합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해 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해주도록 해야 한다.

셋째 앞서 공동서비스 도입의 2단계로 기업의 다양한 요구, 즉 인력ㆍ정보ㆍ성장동력ㆍ교육ㆍ훈련ㆍ금융ㆍ법률 등에 대해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들을 매칭시켜줄 수 있는 중개기관 역할도 생겼으면 한다.

사회적 공감대 강화 등 독일서 배워야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다. 과거 대기업의 역할이 그러했듯이 이제 폭넓은 고용이나 지방경제 활성화 등은 중소ㆍ중견기업의 몫이 돼 가고 있고 이에 따라 국민의 관심과 지원, 신뢰와 동반성장이 중견ㆍ중소기업과 같이 가야함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한 때가 됐다. 그것은 중견기업 성장이 경제뿐 아니라 청년 실업 해소, 고등교육 실효성, 산학 협력, 기업ㆍ가계ㆍ지역 간 부의 편중 완화, 국가적 제2, 제3의 성장동력 기반 확충, 심지어 핵심기술이나 부품품질 강화 등을 통한 대기업 경쟁력 강화 등 사회ㆍ정치 전반의 이슈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만능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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