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名의 通路’가 될 기자를 찾습니다
"장군은 5분에 한 명씩 만들 수 있지만 말 500마리는 그럴 수 없다."
미국에서는 장성으로 갓 진급한 장교들에게 다음과 같은 글귀가 담긴 액자를 준다고 합니다.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기사가 사회적으로 어떤 파장을 낳든, 기자가 하는 일은 결국 하루 수 천자 남짓한 글을 쓰는 겁니다. 말할 줄 알고 들을 줄 알며,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은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즉, 우리는 언제나 대체 가능한 존재입니다.
같이 언론인의 문턱에 선 동지로서 권합니다. "내가 명색이 기잔데, 가만 안 둬"하고 소란스레 떠들지 맙시다. 스스로를, 잊혀선 안 될 진실이 잠시 빌려가는 無名의 通路라고 다짐합시다. 이 생각을 같이 짊어질 후배, 그리고 제가 그 생각을 잊지 못하도록 언제나 채찍질해 줄 그런 기자가 함께하길 고대합니다.
▦시간 개념 있는 후배 원한다
시간 개념이 있는 후배를 원한다. 적어도 사내 교육을 받는 두 달 동안 단체 생활을 하게 된다. 10명 내외 견습기자들은 한 몸으로 움직이는 일이 많다. 한 사람이라도 지각을 하면 모든 일정이 흐트러진다. 26기가 생활할 때도 얼굴 붉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선배도, 일찍 나온 동기도 서로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궁극적으로 시간 개념으로 인한 불쾌감은 출입처에서도 가감 없이 드러난다. 출입처 사람들의 귀한 시간을 뺏으면서 좋은 기사를 습득할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곤조를 부리되 예의를 지키는 게 요즘의 기자 생리라면 최소한 지각과는 인연이 먼 사람이 후배가 되는 게 옳다.
▦당당하고 예의 바른 후배 ‘WANTED’
벌써 후배 기자를 뽑는다니 감회가 새롭군요.
아직 1년도 채 근무하지 않은 병아리 기자이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경험한 바에 의하면 기자에게 ‘당당함’과 ‘예의’가 필수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 나가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서울경제를 대표하는 인물이 되기 때문입니다.
당당하게 질문할 것은 질문하고 또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기자가 앞에서든 뒤에서든 인정 받습니다. 취재력은 상당부분 인맥에서 나오기 때문에 예의 바른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 기자의 역량이 만들어집니다.
항상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실력 쌓기에도 소홀함이 없는 후배가 들어오길 바랍니다.
▦깊이 있는 기사를 쓸 준비가 돼 있는 후배를 원한다
다른 매체보다 깊이 있는 기사를 쓸 준비가 돼 있는 기자를 원한다. 경제ㆍ금융ㆍ산업ㆍ증권 등 경제 분야의 기사 역시 인터넷으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독자들이 경제 뉴스를 신문지면으로 확인하는 이유는 남들과 다른 시선과 풍성한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에 들어오려는 예비 언론인이라면 현장에서 치밀하고 날카로운 눈으로 다른 매체가 찾아내지 못하는 이슈를 찾아 ‘이슈파이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수많은 경제뉴스 사이에서 자신의 기사가 맨 앞에 서서 흐름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을 속이려는 눈, 잘못된 관행 등을 정확히 짚어 내 우리 사회가 더 올바른 길로 갈 수 있게 하는 과감함이 묻어있는 기자가 필요하다.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할 포부 있는 후배를 원한다.
▦‘밝은 귀’ ‘맑은 눈’ ‘바른 입’ 그리고 ‘쉬지 않는 발’을 가진 후배
‘밝은 귀’로 세상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비록 사회의 조그만 목소리에 불과할 지라도 기자는 두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할 의무가 있습니다.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 주세요. 혼탁한 정보가 시야를 가릴지라도 기자의 눈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해 낼 줄 알아야 합니다.
‘바른 입’으로 세상을 향해 소리 내어 주세요. 기자가 작성한 기사 한 줄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쉬지 않는 발’로 뛰어주세요. 세상의 모든 진실은 현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밝은 귀와 맑은 눈 그리고 바른 입을 갖고 현장 곳곳을 누빌 때, 비로소 ‘참 기자’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우리 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서울경제 27기 후배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호기심ㆍ동료애ㆍ사명감을 가진 견습을 원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1년여를 기자로 보내오면서 제가 느낀 ‘기자상’에 부합하는 사람을 생각해 봤습니다.
첫째는 마땅히 궁금해 해야 할 것을 궁금해 하는 호기심과 다른 누구의 말에도 쉬이 흔들리지 않는 보편 타당한 합리적 시각을 가진 사람입니다.
둘째, 자기자신에 대한 믿음, 그리고 함께 일할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배려를 갖춘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뻔한 이야기일지언정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한 하루를 살아갈 준비가 된 사람입니다.
이에 더해 위트와 유머로 무장해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울 수 있는 유쾌한 후배라면 더 좋겠지요.
기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아직 접해 보지 못한 모든 것들을 열린 마음으로 느끼고 경험해 보고 싶은 열정이 준비된 당신이라면 기꺼이 제 후배로 받아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기자의 이름으로 경쟁하며 젊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오타쿠’처럼 집요함을 가진 후배를 찾습니다
당신은 ‘덕후’입니까? 밤낮 없이 애니메이션에 집착하는 오타쿠가 아니라 특정 분야를 파고드는 집요한 전문가란 물음입니다. 기자라는 타이틀이 아직도 무거운 신참기자로서 저는 집요한 당신을 후배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성실과 책임감이 바탕이 돼야 발휘되는 집요함은 기자에게 깊이 있는 분석력과 남들과 다른 새로운 시각을 키워주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최고(最古)의 경제신문사에서 최고(最高)의 경제신문을 함께 만들고 싶은 분. 경제, 금융, 산업, 증권 어느 분야를 맡더라도 그 속에 풍덩 빠져서 덕후가 될 각오가 있는 당신을 12월에 만나고 싶습니다.
▦두려움은 없는, 새로움은 찾는 견습
언제나 두려움 없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 후배를 원합니다. 지난 1년여 간 기자로서 살아오며 배운 건 매일 매시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대화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야기도 이슈도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어떤 이슈가 나타나고 있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즐길 줄 아는 후배를 원하는 이유입니다. 낯선 사람들에게서 들을 이야기가 기대되는 분, 우려와 걱정보다는 설렘이 앞서는 분,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릴 준비가 되신 분은 주저 말고 서울경제 27기에 도전하십시오.
▦말보다는 발, 세련미보다 거침없는 사람,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사람
서울경제신문은 말보다는 발이 앞서는 기자를 원합니다. 세련되기보다는 거침 없는 사람을 원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기사는 기자가 뛰어다닌 발걸음에 비례해 만들어집니다. 기자가 던지는 질문의 가짓수가 기사의 질을 좌우합니다. 기자가 마주친 세상의 면적 딱 그만큼 기사는 나옵니다.
기자에게 기술보다는 체력이, 지식보다는 열정이 더 중요한 이유입니다.
거침 없이 세상과 부딪쳐보고 싶은 분들은 서울경제신문으로 오십시오. 우리는 여러분의 도전이 때로 무모하고 실수로 이어지더라도 끝까지 응원하고 지지할 것입니다.
▦‘꽃보다 기자’를 찾습니다
신나게 설레는 취재 여정을 떠날 동반자를 찾습니다.
기자가 되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냈을 여러분을 위해 서울경제제작진이 준비한 여행입니다.
여러분은 함께 이곳 저곳을 누빌 수 있는 체력과 돌발상황에 대비하는 꼼꼼함, 여행에 흥을 돋을 수 있을 만큼의 음주가무 실력만 갖추시면 됩니다.
여정 중 길을 잃었을 땐 바른길로 안내할 선배가 곁에 있습니다.
#서울경제 26기 일동
(강광우, 김연하, 박민주, 박재원, 서민준, 신무경, 신희철, 양사록, 이종혁, 지민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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