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릴리호수와 사해를 가로지르는 요르단강 중류에 위치한 요르단의 수도 암만. 여기서 동쪽으로 30㎞를 차로 더 달리면 황갈색 땅과 파란 하늘만 보이는 사막 한가운데 요르단 전력의 4분의1을 공급하는 전력 오아시스가 우뚝 서 있다. 바로 한국전력(015760)이 지난 10월 완공해 본격 운영에 들어간 'IPP3' 디젤내연발전소다. IPP3는 총 발전용량 573㎿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디젤발전소로 올해 말 기네스북 등재가 추진 중이다. 기존 최대 규모였던 브라질 수아페Ⅱ(380㎿)보다 1.5배 크다.
디젤내연엔진 건물로 들어가자 높이 6m, 길이 16m, 폭 3m 크기의 디젤엔진발전기 38대가 기차가 지나가는 듯한 굉음을 내며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다. 한전 관계자가 건넨 귀마개는 무용지물이었다. 세계 최대 디젤발전소 가동을 위해 제작된 엔진은 무게만도 300톤. 엔진을 요르단 남부 아카브항으로 수송한 뒤 바퀴 100개가 장착된 특수트럭으로 1주일간 사막 도로 350㎞를 달려 운반했다.
IPP3는 2011년 요르단 중부에 준공된 'IPP2' 알카트리나 가스복합발전소에 이은 요르단 현지 두 번째 사업이다. 한전은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이스라엘 남부를 거쳐 요르단으로 오는 가스 파이프라인이 아랍 반군 등의 문제로 불안하다는 점을 고려해 가스와 중유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디젤발전소를 제안해 2012년 1월 IPP3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총사업비는 7억7,500만달러로 한전 요르단법인이 60%, 일본 미쓰비시 35%, 핀란드 업체 바르질라가 5%를 각각 투자했다. 이번 사업으로 한전 요르단법인은 총 946㎿의 전력을 생산해 요르단 전력의 4분의1에 가까운 23%를 공급한다.
요르단은 최근 부동산 개발과 산업시설 건설 등으로 경제성장에 탄력이 붙으며 전력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다. 1인당 전력 소비는 2008년 시간당 1만1,555GW에서 지난해 1만 4,564GW로 26% 증가했고 올해도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성 한전 요르단법인 기계부장은 "7월 요르단 정부는 두 번의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위기로 시운전 중인 IPP3에 긴급 도움을 요청했다"며 "한전이 발전소를 가동해 블랙아웃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요르단법인이 운영하는 사업은 모두 BOO(Build, Own&Operate) 방식으로 준공 후 25년간 운영하고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전기요금 회수는 요르단 정부가 보증했다. IPP3의 연간 전기 판매수익은 약 1억2,700만달러, 수익률은 12%다. 투자원금은 8년 만에 전액 회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25년간 매출은 32억달러, 배당 수익만도 4억달러(약 4,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IPP2 알카트리나 발전소도 25년의 사업 기간에 약 1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예정이다. 배영진 한전 요르단법인장은 "한전이 요르단에 세계 최대 디젤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추가 IPP를 수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오만과 쿠웨이트·카타르 등에서 나오는 발주물량을 따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