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도덕불감증' 걸렸나 후속방송위해 매출 부풀리기·부도직전 업체 상품도 판매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해외이민 상품, 가짜 명품 시계, 부적합한 족욕기 등 문제 있는 상품을 판매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홈쇼핑 업계가 이번에는 터무니없는 매출 뻥튀기는 물론 부도 나기 직전의 물건까지 판매해 ‘도덕 불감증’에 걸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말 저녁 롯데홈쇼핑에서 론칭 방송한 현영의 란제리 브랜드 ‘비바첼라’의 매출이 상당 부분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현영 측은 특별 패키지 세트(17만원 상당)가 방송 10분 만에 700여세트나 팔려나가는 등 1시간30분 동안 4,000세트가량 판매돼 최소 7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지만 동종 업계 관계자들은 매출을 심하게 과장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모 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시간대ㆍ시청률 등으로 비교 모니터링하고 협력업체들도 서로 다 알고 있어 대략적인 매출을 가늠할 수 있다”며 “비바첼라 론칭 매출의 경우 1억3,000만원 안팎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홈쇼핑사도 2억원 이상 매출은 안 될 것이라며 후속방송 효과 차원에서 과대 포장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 측은 “현영 소속사에서 (롯데와) 상의 없이 자료를 배포해 강력하게 항의했다”며 “다소 매출이 부풀려진 것은 사실이고, 정확한 매출액은 추가 방송 이후 공개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달 초 현대홈쇼핑에서 판매해 대박이 난 괌 여행상품도 경쟁사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9일과 15일 5일 일정의 현대드림투어 괌 여행상품 판매에 수천명이 몰려 무려 1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쟁업체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 상품 중 가장 손쉽게 매출을 부풀리는 품목이 여행상품”이라며 “관행적으로 50%가량 주문을 취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수 매출은 7억원 내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부도 직전 업체의 상품을 판매한 홈쇼핑들도 소비자로부터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내비게이션 제조사인 노바일렉트로닉은 이달 7일 부도 처리됐으나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각각 4월, 6월 초까지 해당 물건을 판매한 것. 내비게이션 동호회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부도 업체에는 징후가 있게 마련인데 이를 전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몰랐다면 업체 선정을 제대로 못한 홈쇼핑의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싼 가격에 물건을 홈쇼핑에 넘겼을 텐데 피해는 소비자가 보고 홈쇼핑만 남는 장사를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해당 홈쇼핑 업체들은 “사전에 상품 심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다른 업체에 AS를 맡겨 소비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미 소비자연맹 정보실장은 “소비자단체가 모니터링을 통해 과장광고 등 홈쇼핑의 문제점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지만 소비자 불만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쇼호스트는 제품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홈쇼핑은 협력업체를 꼼꼼히 따져보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6/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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