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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차 나들이] 기아자동차 '로체'

오르막길서 無소음·無진동…외관은 '절제의 美' 돋보여


고요하다. 가을 잎사귀를 모두 떨군 앙상한 나무만 촘촘히 박힌 숲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적막하고 쓸쓸하다. 그래서 일까. 차도 사람도 길도 조용하기만하다. 지난주말, 때이른(?) 겨울바다를 보기 위해 떠난 길. 횡계에서 강릉을 잇는 7개의 터널을 외면한 채 옛 대관령 고갯길로 향했다. ‘편하고 빠른’ 세상이지만 이젠 사람들의 추억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이 곳이 늦가을 정취를 느끼기엔 제격이다. 함께한 친구는 기아자동차가 새로 내놓은 중형세단 ‘로체’. 공교롭게도 이 차는 히말라야의 고봉 로체샤르에서 이름을 따 왔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더 큰 성공과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차’란 의미를 담고 있단다. 로체 봉우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굽이굽이 아흔아홉 고개를 돌아야 오를 수 있는 수 대관령 역시 옛 사람들에겐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고봉이다. 숲이 내는 소리마저 적막한 탓일까. 키를 꽂고 돌리는 순간 전해오는 느낌이 놀랍도록 부드럽다. 시동이 걸렸는지, 안 걸렸는지 소음도 진동도 거의 없다. 멈춰 서 있을 때는 물론이고 맘껏 속도를 내고 싶어 가속페달을 밟아도, 오르막길이건 내리막길이건 차는 조용히, 그러나 ‘미끌어지듯’ 강력하게 뻗어 나간다. 수많은 커브길에서 가끔씩 만나는 차들을 금새 뒤로 했지만 몸이 쏠리지 않고 중심을 탄탄하게 잡았다. 디자인 역시 파격적이지는 않지만 간결한 절제미가 있다. 중후하게 자리잡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당당함, 세련된 원형 4등식 리어램프로 마무리 한 뒷모습은 세련된 이미지를 그대로 전해준다. 실내 공간은 머리 위 공간이 충분해서 답답하지 않아서인지 오래 앉아 있어도 불편하지 않았다. 심플함을 강조한 나머지 개성이 부족하다는 느낌과 함께 스포티함보다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고집해서인지 우드와 메탈, 플라스틱이 섞여 있는 앞 공간의 대시보드가 다소 어두운 느낌을 준다는 것 정도가 어렵게 찾아낸 약점일 뿐이다. 다시 차를 돌려 대관령보다 더 험하다는 진고개를 넘어 오대산으로 향하는 길. 서울에서 강릉을 잇는 길에서 느꼈던 주행감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다. ‘드라이브는 반응이다!’란 광고 카피와 함께 ‘참 오랜만에 손 맛이 느껴지는 차를 만났다’는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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