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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의 미학… GS샵 신사옥의 비밀

높고 넓은 로비층 비워두고 2층은 사무실 대신 '사색의 길'

노출마감·유리 '열린공간' 강조… 계단도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창의적 생각으로 넓게 보자' 허태수 대표 가치관 담아

부서 칸막이 없애 소통 강화… 픽사 등 방문 벤치마킹도

부서별 칸막이가 없고, 천장의 배관시설이 고스란히 노출된 사무실.

각 층 사무실 중앙을 관통하는 넓은 계단(위), 은행이나 커피점 없이 여백의 미를 강조한 1층 로비(아래).

각 층 사무실 중앙을 관통하는 넓은 계단(위), 은행이나 커피점 없이 여백의 미를 강조한 1층 로비(아래).

서울 문래동에 위치한 GS강서타워. 홈쇼핑 업계 1위인 GS샵의 본사인 GS강서타워의 대각선 건너편에 최근 새로운 빌딩이 문을 열었다. 유리큐브 수십 개가 돌출돼 있는 형상의 최신 인텔리전트 빌딩의 이름은 'GS강서N타워'. 내년이면 개국 20주년을 맞는 GS샵의 제2사옥이다. 유통시장의 환경이 IT의 발달과 함께 더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TV홈쇼핑 기업'이 아니라 '모바일 퍼스트 기업'으로 진화해 시장을 주도해 나겠다는 GS샵의 미래 청사진이 담긴 야심작이다. 입주도 모바일 담당 등 미래성장 관련 부서 위주였다.

GS샵 관계자는 "2012년부터 세계적인 컨설팅기업 아이디오와 함께 공간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GS샵의 기업 문화를 더욱 창의적으로 변모하는 공간이 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2사옥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허태수 GS샵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픽사, 페이스북, 트위터, 클리프바, 핀터레스트 등을 직접 둘러보며 공간 배치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지상 8층, 지하 5층, 전체 면적 2만4,993㎡ 규모의 신사옥은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기존 오피스 빌딩들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대부분의 빌딩은 건물 1층에 커피숍이나 은행을 유치해 임대료 수입을 추구하지만 신사옥 1층에는 은행도, 커피숍도 없다. 유난히 높은 층고 때문에 휑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넓은 공간이 텅 비어 있다. 하지만 빈 공간에는 비밀이 담겨 있다. 공간 낭비인 듯 하지만 '비움'과 '미완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허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허 대표는 지난 해 10월 실리콘밸리를 다녀온 후 "공간의 짜임새와 완성도가 지나치게 강조되면 사람이 공간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며 "빈 공간은 낭비가 아니라 직원들이 휴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GS샵은 건물 내부에 대형 미술 작품이나 스크린을 설치하지 않고 벽도 모두 비웠다. 또한 사무실 천장도 마감을 하지 않은 채 배관설비를 그대로 노출했고, 바깥을 볼 수 있는 투명 유리도 설치해 '열린 공간'을 강조했다. 특히 사옥 2층엔 사무실 없이 텅 빈 공간에 타원형의 초록색 트랙을 설치했다. 일명 '생각하는 길'로, 직원들이 산책하듯이 걸으면서 답을 찾게끔 만든 공간이다. 층을 연결하는 계단을 복도가 아니라 사무실 중간에 마련한 것도 눈길을 끈다.



사무실 내부 공간도 이색적이다. GS샵 신사옥에서는 부서별 사무실이 설치돼 있지 않다. 각 부서를 구분 짓는 칸막이조차 없다. 직원들이 업무 중에 다른 부서원의 대화나 회의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실리콘밸리 스타일이다. 바퀴가 달린 의자와 회의용 1인 책상, 집기보관함 등이 유독 많이 배치된 이유 역시 자유롭게 이동하며 서로 대화를 나누도록 하기 위함이다.

GS샵 관계자는 "모바일 시대에는 자신의 사업 영역과 역량만 봐서는 안된다는 게 허 대표의 지론"이라며 "다른 사업 영역은 물론 고객의 관심사 등 주변을 넓게 바라보며 창조적으로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사무 공간의 층고는 높이고 인테리어는 최소화하면서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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