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원가절감 생산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도요타생산시스템(TPS)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 부문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 원가를 줄이고자 TPS 관련 컨설팅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TPS 전문가를 2주에 한 번씩 울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생산 현장으로 불러 품질을 높이고 원가를 줄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PS는 낭비와 기다림을 최소화해 원가를 줄이는 게 핵심으로 도요타를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서게 한 원동력이다.
현대중공업이 공정 개선에 나선 이유는 수익성 하락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5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2012년 2조원대가 무너진 뒤 2013년 8,020억원으로 추락, 급기야 지난해에는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세계 조선 시황의 부진과 중국 조선업의 급성장 등 외부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환경 탓만 하며 좌시할 수 없는 만큼 내부의 비효율을 하나라도 찾아 없애겠다는 취지에서 현대중공업이 TPS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컨설팅은 전문 업체가 아닌 개인 컨설턴트 정일구씨가 맡았다.
그는 2012년부터 현대중공업 직원을 대상으로 '하이팝스'라는 혁신 관련 교육과 소수의 우수 생산인력에 대한 문제 해결방안 도출 과제 수행 등을 진행해오다 최근 공정 개선 업무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초대형 기업인 현대중공업이 경영 컨설팅을 전문 업체가 아닌 개인에 맡긴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적에 반영되는 요소가 다양한 만큼 현대중공업이 TPS를 통해 공정 개선의 효과를 얼마나 거둘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편한 시각도 존재한다.
울산 지역의 한 현대중공업 직원은 "(정씨가) 조선 전문가가 아닌데 TPS가 실제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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