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슈퍼 히어로들의 뻔한 활약상을 예상했다면, 그 생각 접어두시라. 좀도둑과 암살자, 현상금 사냥꾼까지. 정의감 제로, 사리사욕 충만 캐릭터들의 '의도치 않은' 우주 수호 어드벤처는 기존 영웅물에 식상함을 느낀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지난 25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마블의 신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기상천외 캐릭터를 앞세워 격이 다른 히어로물의 탄생을 알렸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서로의 물건과 목숨, 현상금을 위해 불편한 동맹을 맺은 우주의 문제아들이 뜻하지 않게 우주평화를 위해 똘똘 뭉친다.
단순한 뼈대는 독특한 캐릭터를 만나 색다른 영웅물을 만들어 낸다. 지구 출신 우주 좀도둑 피터 퀼(크리스 프랫), 퀼이 훔친 물건을 빼앗으려는 살인병기 가모라(조 샐다나), 퀼의 현상금을 노리는 천재 너구리 로켓(브래들리 쿠퍼)과 말하는 거대 화초 그루트(빈 디젤), 그리고 가모라 종족을 증오하는 파이터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출신 행성과 인종, 성격까지 천차만별인 정의감 제로의 캐릭터들은 오히려 관객에게 친근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가디언즈 군단'이 결성되는 장소도 노란 죄수복이 돋보이는 우주 감옥이니 말 다 했다.
퀼이 지구에서 가져온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1탄 테이프'에 담긴 추억의 7080 팝송들은 '우주'라는 미래 소재와 만나 의외의 궁합을 빚어낸다. 7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는 영상 역시 광활한 은하계를 신비하고 실감나게 담아냈다.
우주 수호단의 리덕 격인 퀼의 정체성과 성장과정 등 스토리 상 빈약한 부분은 있다. 그러나 영화 말미에서 예고하듯 못다한 이야기들은 후속편을 통해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작품은 시리즈의 첫 장으로 재미와 감동,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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