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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산책/5월 10일] 문화센터 제 역할 하려면

길을 걷다 보면 전단지나 신문에서 한번쯤 쉽게 볼 수 있는 문구다. 지난 1990년대 말 ‘한 집에 한 그림 걸기’를 시작으로 이와 비슷한 미술의 대중화가 미술시장에서 대대적인 이슈가 됐던 적이 있다. 미술에 대한 일반관람자로서의 시점 대신 보다 미술에 가까워지자는 취지로 시작한 운동이었다. 확산의 효과는 매우 좋았으며 지금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공휴일과 재정 휴일을 이용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관람하는 사례가 이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거기에 가까운 백화점 및 관공서에서 문화센터를 운영하게 되면서 미술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고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점차 그 수가 증가하는 문화센터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주변 문화센터의 모집 광고를 보면 동양화반ㆍ서양화반ㆍ공예반 등을 운영하며 주 1회에 주부들 또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다. 문화센터는 취미로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기회를 주고 그들에게 흥미를 주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그런 취지의 사람들이 놓치고 가는 점들이 많이 있다. 미술에 흥미를 느껴 찾아왔다가 수강 기간을 연장하거나 횟수를 거듭하면서 교육과정의 다양성이 부족해 오히려 흥미를 잃고 실망감을 얻는 경우도 많다. 보다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과정에 맞는 적임자인지를 선별해낼 수 있는 감독 기관이나 부서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학연과 지연의 주관적인 시선에 의해 선별되기에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 눈살을 절로 찌푸리게 되는 부분이지만 운영기관의 주관적인 선정과정에서 생겨나는 결과다. 교육과정 또한 모두 비슷하다는 점도 한몫한다. 문화센터마다 교육과정이 모두 같을 수 없다. 동양화만해도 그 기법과 소재가 무궁무진하며 사용되는 재료에 따라서 수십, 수백 가지의 결과가 나오는데 모든 미술을 다루는 문화센터의 교육과정을 보면 모두 같거나 비슷하다. 서양화나 공예까지 그 수를 늘려 갈수록 방법과 기법의 차이는 더욱 많은데 말이다. 미술에 다양성을 부여함으로써 취미나 흥미를 유발하고 보다 폭넓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버리게 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학문의 길이 하나라는 점은 시야를 좁게 하지 않을까. 물론 미술을 취미로 하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가 깊게 알고 싶어 문화센터를 찾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관점을 잡아주고 다양한 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충분한 가교역할을 할 수 있기에 그 자리를 되돌아봐야 한다. 이에 맞춰 다양성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각 문화센터는 특성을 살리고 탐구할 수 있는 적임자를 선별 심사해 지역 특색을 바탕으로 미술의 다양성을 살리는 미술대중화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또 이러한 문화센터의 개성과 특색이 서로의 영역을 지켜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나 기관도 필요하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정이지만 미술에 대한 올바른 시각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함께 바라봐야 하는 길이 아닐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문화센터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모임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서 함께 학습에 대한 진지한 토론보다 개인의 사교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올바른 모임 방법으로 전시회 관람시의 예의와 관람 후 서로의 소감을 나누고 학문에 대해 깊이에 대해 진취적인 대화를 주고 받으며 개개인 간의 의견과 취미에 맞는 시각을 서로 공유, 건전한 문화로 정착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오해와 그릇된 시선은 쉽게 만들어지지만 회복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나의 나라가 부흥하고 그 문화를 꽃피우는 것이 예술이라면 그것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많은 미술품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미술에 대한 시선이 그저 바라보는 미술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참여하고 즐기는 미술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그 길을 열어주는 문화센터의 역할이 자리매김하는 지금, 문화센터의 운영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오해와 편견의 시선에서 벗어나 미술대중화에 앞장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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