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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 교역 위축시켜 경기회복 지연 우려
입력2009-01-30 17:28:54
수정
2009.01.30 17:28:54
美하원, SOC 건설때 자국산 철강제품 사용 의무화<br>EU·加등 "보호무역"…다보스포럼서도 우려 목소리
보호무역, 교역 위축시켜 경기회복 지연 우려
美 '바이 아메리칸' 등 세계 각국 앞다퉈 보호무역 장벽中·유럽, 美맹비난하며 '자국산업 살리기' 가세
문병도 기자 do@sed.co.kr
세계 주요 교역국들이 강도 높은 보호무역 정책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대 소비국인 미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면서 자국산 제품을 우선 사용하게 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을 채택하는 등 주도적이고 공세적인 보호무역 정책을 펼치자 중국 및 유럽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산업 살리기에 나서는 한편 미국을 상대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실물경기 침체를 맞아 갈수록 짙어지는 각국의 보호무역 장벽이 자칫 국가 간 갈등만 심화시키고 글로벌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경기회복 시기만 늦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지난 28일(현지시간) 8,19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통과시키면서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할 때 미국산 철강제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넣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이 보호무역주의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피터 파워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29일 "유럽산 제품의 판매와 소비를 금지하는 법안 통과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EU 통상담당 이사회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철강회사연합도 성명을 통해 "WTO 정부조달 규정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바이 아메리칸 정책은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G20 국가 간 약속을 저버리는 보호무역주의 조치라며 WTO 제소를 EU 집행위에 요구했다.
철강 생산량의 4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캐나다의 반발도 거세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경기침체기에 보호무역주의는 피하기 바란다"면서 "미국에 WTO 규정을 준수할 것을 다른 국가들과 함께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의 산악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보호무역주의 급격한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보호무역을 통한 자국 산업 보호가 통상마찰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국제교역을 위축시켜 경제위기 극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무역에 장벽을 세우는 것이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경험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금 같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발에 총을 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WTO는 보고서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자국 산업에 대한 구제조치들이 공정경쟁을 해칠 수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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