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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마찰 악화일로

美 "知財權 미온대응은 범죄"..中, 시장개방 철회 경고<br>협상 필요성은 여전 공감..4일 베이징 '담판'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이 `기싸움' 차원을 넘어 자칫 본격적인 무역 전쟁으로 비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하는 국면을 보이고 있다. 중국을 방문한 칼로스 구티에레스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의 지적재산권 문제를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이것이 무역 마찰이 아닌 "범죄"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서슴지않았다. 이에 맞서 보시라이(搏熙來)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미국의 통상 압력이 전방위로 가해지는 것을 겨냥해 "이런 식으로 가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약속한 농업 및서비스 시장개방을 이행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에대해 섬유쿼터를 부활시킨 것을 WTO에 제소할 수 있음도 경고했다. 구티에레스 장관은 2일 암참 베이징(미 상공회의소 베이징 지부) 회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이 부족하다면서 "이것은 무역분쟁 차원을넘어선 범죄"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심지어 모조품이 위조지폐와 다를 바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즉각 행동하라"고 중국에 촉구했다. 구티에레스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 마찰로 미국 정치권에 보호주의 기운이 높아지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자유 무역에 반대하는 것이 모든 것을 위험에 빠질 수있게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미측의 이같은 강공에 중국이 발끈했음이 물론이다. 제주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역장관회담에 참석중인 보시라이 장관은 2일 미국 공영TV PBS 회견에서 "중국이 WTO 회원국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동시에갖는다"면서 "양쪽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WTO가 자유무역 원칙에 따라 올해부터 섬유쿼터를 폐지했음에도 불구하고미국이 일방적으로 부활시켰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WTO에 약속한 농산물과서비스 시장개방을 이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보시라이 장관은 이날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이섬유무역 마찰을 위안(元)화 재평가 압력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도록 경고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문제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시라이는 최악의 경우 섬유마찰을 WTO에 회부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중국의권리"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보시라이의 경고에 대해 역시 APEC 회담차 제주도에 온 롭 포트먼 미 무역대표가 언급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보시라이는 PBS 회견에서 무역이 주고받는 것임을 지적하면서 지난해 기준으로중국이 미국에 100억달러 상당의 섬유류를 수출한 반면 미국에서 면화 등 77억달러어치의 농산물을 수입했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이 미국산 고철 주요 수입국임도 상기시켰다. 구티에레스와 보시라이는 4일 베이징에서 회동할 예정이어서 두 사람의 설전이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포트먼 무역대표도 제주 회동을 끝내고 베이징으로합류한다. 그러나 미중간에 본격적인 무역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에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블룸버그는 구티에레스가 베이징의 미 기업인들 앞에서 강한 톤으로 얘기하면서도 조지 부시 행정부가 "협상을 원한다"는 점을 빠뜨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대화가 낫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는 것이다. 구티에레스는 "무역 전쟁은 승자가 없다는 점을 부시 대통령이 잘 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노력이 미진해 "보호주의 위협이 높아지고 있음을 중국이명심하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에서 대중 무역보복 입법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점을중국측에 거듭 각인시킨 것이다. 관측통들은 구티에레스의 입에서 위안 재평가 얘기가 나올지 주목했으나 그는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전문가들은 위안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구티에레스가 "미 재무부 소관"이라고만 답변했다면서 이는 압력을 가하면서도 최악의 상황은 피하려는 계산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중국측에서도 타협적인 제스처가 나왔다. 상무부 산하 조직인 `국제무역경제협력아카데미'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중국도나름대로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것이 성격상 하루 이틀에 풀릴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6위인 중국이 정면 충돌하는 것이 결코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면서 뉴라운드 협상 타결에도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해 뉴라운드 협상이 타결될 경우 한해 5천억달러의 교역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 가구당 연간 소득이 5천달러 가량 증가하는 효과를 낸다는 점을 백악관이 모를리 없다고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의 짐 오닐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항상 앞서가는 금융시장 일각에서 이미 미중 무역전쟁을 가상한 거래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역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는 점을 투자자들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美 압력, 보시라이 능력 테스트 기회'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통상 경험이 일천한 보시라이 장관이 미국의 전방위 압력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보시라이가 사실 무역정책 집행자일 뿐"이라면서 "결정은 윗선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나 우이(吳儀) 부총리 선에서 이뤄진다"고 상기시켰다. 따라서실용주의자로 평가되는 보시라이의 역할이 "중국 지도부의 PR게임 최일선 책임자"로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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