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입찰에 응했던 나머지 카드사업자들은 이번 결과가 사실상 계열사 부당지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마트는 오는 6월 말 서울 독산동에 오픈 예정인 빅마트 가맹점 계약을 위한 2차 카드사 공개입찰을 마감했다.
롯데마트는 당초 복수사업자를 선정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마감 결과 계열사인 롯데카드만 남았다. 3차 입찰 가능성도 있지만 다른 카드사들이 응할지는 미지수여서 사실상 롯데카드 단독으로 선정된 셈이다.
카드사들은 입찰 과정에서 보여준 롯데마트의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공개입찰의 형식을 따랐지만 롯데카드는 이미 내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것이다. 한 예로 롯데마트는 이미 지난달 초부터 빅마켓 회원을 모집하면서 결제는 현금ㆍ롯데카드ㆍ롯데상품권 등으로만 할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가맹점 수수료율도 문제였다. 입찰에 응한 카드사들이 제시한 수수료율은 현행 대형 마트 수준인 1.5%였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1.5% 이하의 수수료율을 원했고 이를 맞출 수 없는 카드사들은 입찰을 자진 철회했다.
금융 당국이 수수료율 합리화를 위해 1.5% 이하의 수수료율 적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더 낮은 수수료율을 원했지만 대형 가맹점의 낮은 수수료율이 문제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를 맞출 수는 없었다"며 "그러나 롯데카드라고 해서 1.5% 이하의 수수료율을 제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카드도 현행 1.5% 수준의 수수료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트코와 삼성카드에 이어 롯데 빅마트가 롯데카드와만 가맹점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소비자들로서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소비자가 빅마트를 이용하려면 롯데카드를 신규 발급 받거나 현금으로만 결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를 생각했다면 사용가능 카드의 범위를 넓혀주는 게 맞다"며 "특히 롯데카드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낮기 때문에 빅마트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카드를 따로 발급해야 하는 수고를 들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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