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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죽을 맛인데 명절은 무슨…" 곳곳 공장 매각 현수막 펄럭

■ 추석 앞둔 안산·시흥스마트허브 가보니…<br>보너스 없는 곳 많아지고 "있던 일감마저 떨어질라" 연휴도 제대로 쉬지 못해<br>삼성·현대자동차그룹 등 1차 협력사만 그나마 온기

안산·시흥 스마트허브 내 교차로에 부동산 중계업소가 걸어놓은 공장 매매 임대 현수막들. 윤경환기자

입주기업인 ㈜불켄의 공장에서 한 근로가자 은행용 현금인출기 창구박스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윤경환기자


"불황에 죽을 맛인데 명절은 무슨…" 울분
"불황에 죽을 맛인데 명절은 무슨…" 곳곳 공장 매각 현수막 펄럭■ 추석 앞둔 안산·시흥스마트허브 가보니…보너스 없는 곳 많아지고 "있던 일감마저 떨어질라" 연휴도 제대로 쉬지 못해삼성·현대자동차그룹 등 1차 협력사만 그나마 온기

안산=윤경환기자 ykh22@sed.co.kr













안산·시흥 스마트허브 내 교차로에 부동산 중계업소가 걸어놓은 공장 매매 임대 현수막들. 윤경환기자







입주기업인 ㈜불켄의 공장에서 한 근로가자 은행용 현금인출기 창구박스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윤경환기자











27일 경기 안산ㆍ시흥스마트허브(옛 반월ㆍ시화공단). 추석 명절을 앞둔 설렘이 무색하게 공장 매매ㆍ임대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서 나부끼고 있었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A중소기업 대표이사는 “그나마 구청 등에서 불법 현수막을 계속 걷어가서 망정이지 원래는 공장과 기계 등을 정리한다고 걸어놓은 현수막이 더 많았다”며 “추석이라 해도 경기가 최악이니 이곳의 기업 대부분은 정말 죽을 맛”이라며 혀를 찼다. 임찬호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 고객지원팀 차장은 “공장을 내놓아도 수요가 없으니 홍보물만 많을 뿐 정작 공장 거래계약 건수는 예전보다 더 줄었다”며 “올 여름 이후 대기업 등에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부분의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경기위축이 가속화되면서 추석을 앞둔 중소기업들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다. 공장이나 설비를 매물로 내놓고 팔리기만 기다리는 업체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줄어든 수익 때문에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명절 보너스를 없애거나 줄인 회사도 허다하다. 특히 철강 등 건설ㆍ선박 관련 업종과 해외시장 변화에 민감한 섬유ㆍ화학 분야 기업들이 경기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지역 기업협의회인 서부스마트허브 경영자협의회의 방인혁 사무처장은 “회원사들의 분위기를 보면 교통비 정도를 제외하고는 명절 보너스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곳이 많고 직원들도 경기가 워낙 안 좋으니 이를 이해해주는 분위기”라며 “화학 같은 경우 유럽위기 여파로 하반기 들어 수출이 크게 줄면서 정말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징검다리 휴일도 연이어 쉬지 않고 빨간 날만 쉬겠다는 업체가 많다”며 “오래 놀면 있던 일감도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단지 내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아직 외상 결제를 미루는 경우까지는 없지만 돌아가는 공장 수가 감소해서 그런지 확실히 전보다 손님이 줄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 그나마 선전하는 곳은 소수의 자체 브랜드 수출업체를 제외하면 삼성ㆍ현대차 등 소위 ‘잘 나가는 글로벌 플레이어’ 대기업의 1ㆍ2차 협력업체들뿐이다. 더욱이 삼성ㆍ현대차그룹 등이 최근 위기 속에서도 투자를 늘리고 글로벌 지위도 굳건히 하면서 협력업체 간의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위기는 위기인 만큼 낮은 납품단가로 수익률은 높지 않아 1등 대기업 협력업체라도 3ㆍ4차 벤더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등에 반도체ㆍ전자부품 표면처리용 약품을 제공하는 익스톨의 허욱환 대표는 “삼성 납품비중이 높다 보니 그래도 다른 업종ㆍ업체들에 비해 상황이 훨씬 나은 편”이라며 “올 3ㆍ4분기부터는 오히려 업황이 회복되는 느낌까지 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위기에도 중소기업이 버티려면 삼성ㆍ현대차 같은 기업이 더 많이 나와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액정표시장치(LCD) 브라운관용 공기정화 공조기, 필터 등을 삼성 등에 납품하는 불켄유티아이의 노임환 대표는 “지금 대기업 중에서도 그나마 제대로 돌아가는 곳이 삼성ㆍ현대차 정도 아니냐”며 “이런 곳은 하청업체에도 급여를 연체하는 경우가 없고 생산도 활발해 우리 회사도 주변에서 거의 유일하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안 좋으니 단가가 높지는 않아 마진은 적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서 일감이 있고 공장이 계속 돌아간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단공의 임 차장은 “삼성ㆍ현대차 1차 협력업체 정도는 같이 성장해서 좋지만 3ㆍ4차까지 내려가면 힘들다”며 “안산ㆍ시흥 기업은 96% 가까이가 종업원 30명 미만의 소회사로 대부분 2ㆍ3ㆍ4차 협력업체이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안산ㆍ시흥의 어려운 경기 상황은 현지의 인력파견업체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특히 최근 인력수요가 특정 업종에만 집중되는 데 반해 인력수급은 이를 따라주지 못해 애를 많이 먹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력파견업체 ㈜신세계아웃소싱의 노원숙 대표는 “핸드폰과 자동차 관련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인력수요가 더 없어졌다”며 “그나마 상황이 괜찮은 전자 쪽은 40대 미만의 젊은 여성을 선호하는데 이들의 경우는 주변의 안양ㆍ수원ㆍ인천까지 다 돌아다녀도 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광고비만 많이 들고 이중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또 “섬유 등 일부 업종은 사양산업의 길로 들어선데다 이제는 중국 등에서 오는 외국인 노동자조차 3D 업종은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해 중기 인력시장은 구인난과 인력난이 모두 나타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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