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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E'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 '교황 신드롬'… 한국에 남긴 메시지<br>P:Pope Leadership-탈권위 리더십<br>O:Overcome-양극화 등 갈등 극복<br>P:Peace-화해·용서로 한반도 평화<br>E:Empathy-공감 통해 포용과 이해

교황이 떠났다. 그는 갔지만 이번 방한으로 촉발된 '교황 신드롬'은 국민들에게 긴 여운과 함께 과제를 남겼다.

4박5일간의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낮12시50분께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한항공편 전세기로 떠났다. 국민들은 종교를 초월해 교황에게 열광했고 제왕적 용어인 '교황'보다 '으뜸 사제'라는 뜻의 '교종(敎宗)'이 더 잘 어울린다는 의견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는 등 교황이 스스로 실천한 모범이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의 짧은 체류는 사회적 큰 어른이 부재(不在)한 대한민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방한 내내 사회통합과 화해를 위한 '공감의 중요성' 등 교황의 발언이 우리 사회에 더욱 더 공명(共鳴)될수록 그동안 역설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분파로 나뉘어 갈등해왔는가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다. 'P.O.P.E 리더십'은 탈권위의 '교황 리더십(Pope Leadership)'과 양극화 등의 '갈등극복(Overcome)', 한반도의 평화(Peace)와 화해, 공감(Empathy)'을 통한 포용과 이해로 요약된다.

교황의 행보와 그의 메시지는 대한민국에 위로와 치유를 전했다. 지난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영접을 받으며 대한민국에 첫발을 내디딘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의 평화'를 화두로 내놓았다. 방한 기간 내내 세월호 희생자 가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등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듬은 교황은 사랑과 평화, 화해와 용서의 메시지를 우리 사회 깊숙이 전파했다. 남북한 대치 상황과 한반도 위기감이 첨예해질수록 교황의 '대화 촉구'와 '평화'는 큰 울림을 전했고 사회 안전망 실종과 대형 참사로 인한 국민적 고통, 경제양극화와 경제민주화 등 산적한 사회 문제가 심각할수록 그의 손길은 치유로 다가왔다. 교황은 아기들에게는 인자한 할아버지처럼 환하게 웃으며 입을 맞추고 축복을 빌어줬고 급속한 성장으로 혼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주면서 동시에 사회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개인주의를 경계했다.



방한 중 교황이 전한 평화의 메시지는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 전역을 향했다. 교황은 방한길에 중국 영공을 지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인에 대한 축복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17일 아시아주교단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는 "아직 교황청과 완전한 관계를 맺지 않는 아시아 대륙의 몇몇 국가들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주저 없이 대화를 추진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북한·베트남·미얀마·라오스 등 교황청과 관계를 맺지 않은 아시아 다른 국가를 포괄한 아시아 지역의 평화를 기원했다.

강우일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18일 "교종 프란치스코는 불과 며칠뿐이었으나 많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위로와 연민과 희망을 가득히 불어넣어 주고 가셨다"면서 "경제지표로 보면 역사상 가장 발전한 우리나라라고 하지만 정의가 결여돼 있기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은 늘어가는 우리 상황을 꿰뚫어보신 듯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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