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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돈잔치에… 시험대 오른 옐런

달러화 강세로 美인플레 하락 압력 커지고 자산거품 우려

연준의원 "强달러, 글로벌경기 회복에 도움" 긍정 평가 속

유로화 '1달러=1유로'까지 급락 땐 기준금리 정상화 차질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2일(현지시간) 대규모 양적완화라는 '바주카포'를 쏘면서 미국 경제와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 하락 압력이 커지고 수출이 둔화되면서 미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고 자산 거품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안으로 유로화 가치가 '1달러=1유로'를 뜻하는 패러티(동등성) 수준까지 급락하는 사태가 실제 벌어질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 정상화 작업은 일대 기로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뉴욕외환시장에서 ECB의 양적완화 발표 여파와 그리스 총선 결과 우려 등으로 유로화 가치는 1유로당 1.1206달러에 거래되며 전 거래일보다 1.43% 하락했다. 유로화는 전날에도 2.1% 급락하며 11년여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반면 주요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95.33로 전날보다 1.03% 상승했다. 이 역시 지난 2003년 이후 11년여 만의 최고 수준이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지난해 15%, 올 들어서만도 7.4%나 급등했다.

달러화 강세는 미 경제와 연준 통화정책에 중대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강달러가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을 어렵게 만들고 △수출에 악영향을 미쳐 경제 회복세를 저해하며 △미 금융자산의 거품을 위험한 수준까지 부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록웰글로벌캐피털의 피터 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에 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고 디플레이션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더 인내심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1월 미 수입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1.7% 하락했다.

물론 미 재무부나 대다수 연준 위원들은 아직 강달러의 역풍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잭 루 미 재무장관은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강달러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미 경제의 상대적인 회복세를 반영한 것으로 미국에도 좋고 세계에도 좋은 것"이라며 현행 달러 강세 기조를 용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디플레이션에 빠지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사태보다는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유럽 경제가 회복되는 것이 미 경제에도 이익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ECB의 양적완화는 미국의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준다. 또 미 수출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13%에 불과해 수출둔화의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달러화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모건스탠리의 경우 올해 말 유로ㆍ달러화 환율 전망치를 기존의 1유로당 1.12달러에서 1.05달러로 낮췄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도 올해 말 전망치를 1.2달러에서 1.1달러로 하향 조정했고 HSBC홀딩스 역시 1.15달러에서 1.09달러로 떨어뜨렸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다음 분기나 이후에는 미 경제가 조금 더 우려된다"며 "지금도 미 기업들은 달러화 강세로 조금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토마스 크레신 유럽 외환수석은 "올해 말 유로화와 달러화가 1대1이 되는 상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주요국 중앙은행 간의 통화정책 비동조화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미 경제에도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일부 전문가들은 ECB의 양적완화로 투자가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미 주식을 내던지고 유럽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유로화 약세와 유럽 경제 약화,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진 유럽 국채 수익률, 그리스 사태 악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투자가들이 유럽 비중을 줄이고 미국에 베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증시가 조정을 받거나 거꾸로 거품이 커진다는 뜻으로 두 가지 모두 연준이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JP모건체이스의 브루스 카스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올 6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존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항로가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웰스파고의 에릭 데이비드슨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연준은 국내 경제에만 초점을 맞춰 통화정책을 운영한다지만 글로벌 경제 약화나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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