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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호혜적 원조 전략 마련을

최근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 참사와 파키스탄 지진 피해를 계기로 대외원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휴머니즘에 입각한 순수 인도주의적 원조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개발원조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의 원조공여 실태를 들여다보면 이 같은 주장은 너무 이상적이고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선진국의 원조는 과거 식민지 종주국으로서 역사적ㆍ지리적 특수성을 배경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동기에서 시작됐다. 한편, 국가별 특성에 따라 원조목적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일본ㆍ프랑스ㆍ독일ㆍ스페인 등은 개도국 시장 확보와 같은 경제적 목적의 원조성향이 높으며 미국ㆍ구소련ㆍ중국의 경우 패권확보와 같은 세계 전략적 목적을 엿볼 수 있다. 과거 선진국들의 원조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한 우리나라도 이제 경제규모에 걸맞은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수행을 위해 원조 규모를 늘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국내 복지에 대한 지원도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 복지를 위한 국가예산을 증액하려는 시도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의 원조환경에 맞는 개발원조에 대한 분명한 전략을 갖춰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12위라고는 하지만 원조재원의 최종 부담자인 국민 1인당 소득은 선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세계최빈국인 북한에 대한 대규모 원조수요(향후 연간 10억달러 정도 추정)에 대비해야 하는 어려운 재정여건을 갖고 있다. 아울러 우리 원조환경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70% 수준의 높은 대외의존적 경제구조라고 할 수 있다. 즉, 무역수지 흑자의 대부분을 개도국과의 교역을 통해 시현하고 있는 경제환경 하에서 개도국시장과의 안정적 경협기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원조환경을 감안할 때 일방적인 시혜성 원조보다는 개도국과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호혜적 원조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개발원조 확대를 위한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못사는 이웃나라를 도와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정서에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치열한 세계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국익이 무엇인지를 냉철히 판단해 개발원조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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