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인 임해규 의원은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구조는 지난 1990년대의 성장동력이었지만 이제는 비정규직과 저출산 문제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근로자의 추가 근무 필요가 적은 공공부문과 대기업부터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 정책위는 구체적으로 교사 등 공공 부문의 주40시간 근무를 탄력적으로 줄이는 한편 대기업은 근로시간 단축과 정년을 연장하는 임금피크제를 근로자 나이 40대 중후반에 조기 도입하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하기로 했다. 조기퇴직자가 너무 많이 자영업에 뛰어들어 중산층에서 탈락하는 악순환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휴일이 주말과 겹쳤을 때 평일에 쉬게 하는 대체휴무제도 공약으로 긍정 검토하고 있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현행 최장 5일(유급 3일)에서 유급 10일로 늘리고 정부와 기업이 부담을 공동으로 지게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근무시간 단축은 노동집약적 일자리를 과학기술 기반의 일자리로 전환함으로써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여건을 조성, '삶의 질'을 높이자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책 구상과도 맥이 같다.
다만 기업주 부담을 고려해 대기업은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 등으로 최대한 유도하고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소득보전책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은 하청을 주는 대기업의 이윤 독식으로 근무여건이 악화하고 있다고 보고 공정거래법을 통해 이를 고쳐갈 생각이다.
임 부의장은 "기업의 양보를 얻어내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육아와 가정을 복원하는 양 축이 한나라당이 추구해야 할 복지"라고 강조했다.
당 정책위는 ▦고용ㆍ복지 ▦교육ㆍ문화ㆍ관광 ▦방송ㆍ통신 ▦과학 등 분야별로 공약을 마련해 오는 2월 말까지 비대위 정책쇄신분과와 논의를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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