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어닝쇼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선 이후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3ㆍ4분기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도 0.2%에 그치며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것이 가치주 펀드다. 가치주 펀드는 성장잠재력이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기업에 투자하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14일 현재 가치주펀드의 수익률은 4.69%로 코스피지수 상승률(3.78%)과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2.35%)을 웃돌고 있다.
특히 KB중소형주포커스자[주식]A와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1(주식)A는 연초 이후 각각32.57% , 22.62%라는 놀라운 수익률 기록하고 있고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1[주식]A도 같은 기간 19%가 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또 드림밸류파인더1[주식]C(17.04%)와 한국밸류10년투자1(주식)C(15.95%), 한국투자중소밸류 (주식)A(15.41%),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 1(주식)Class A1(12.32%)도 연초 이후 10%가 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가치주펀드 가운데 운용액이 유일하게 1조원을 넘는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도 연초 후 8% 넘는 수익률을 보이며 3년 누적 수익률이 93%에 육박하고 있다.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가치주펀드가 이 같은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매일유업ㆍ파라다이스ㆍ코스맥스ㆍ슈프리마 등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치주펀드는 주가수익비율(PER) 뿐만 아니라 기업자산대비 가치인 주가순자산비율(PBR)도 꼼꼼히 따져 투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증시침체와 실적부진으로 대형주들의 하락폭이 커지는 가운데 중소형주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으면서 이들 종목을 담은 가치주펀드들이 선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잇따라 실망스런 실적을 내놓으며 대형주들이 조정을 받는 사이 성장성 있는 중소형주들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이들 종목을 담은 가치주펀드도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도 "KB밸류포커스펀드의 경우 지난해 9월 설정액이 1조원을 넘어선 이후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며 "가치주 펀드는 개별종목의 성장요인을 고려해 선정된 중소형주와 시장상황에 맞게 대형주에도 적절히 투자하면서 벤치마크대비 초과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까지는 국내 경기회복이 어려운데다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7%대로 낮아진 만큼 당분간 큰 폭의 경기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성장주보다는 가치주펀드가 상대적으로 꾸준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1팀장 "가치주펀드는 특정 투자 풀에 얽매이지 않고 저평가 가치주를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내년 경제 전망이 밝지 못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가치주펀드의 상대적 투자매력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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