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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 같은 어머니의 소설 속에서 냇물 같은 언어의 즐거움을 찾곤 했습니다."(장녀 호원숙), "선생님의 작품은 시대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소설가 은희경)
26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세계사 발행) 출간기념 기자회견에는 고(故) 박완서의 장녀인 호원숙씨와 소설가 은희경씨가 참석해 고인을 추억했다.
호원숙씨는 "가족이자 독자로서 어머니의 문학을 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어머니의 소설이 담고 있는 의미들을 더 잘 알고 싶어 읽다가 잠들고 다시 깨어나 불을 켜고 보곤 했다"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그는 "전집의 첫 책인 '나목'의 교정을 마치고 두번째 '목마른 계절'을 보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지난 1년간 제게 맡겨진 숙제(교정)는 고통인 동시에 기쁨이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호씨는"15종 22권의 소설을 읽는 것은 산맥을 종주하는 것 같은 어려움이었지만 그 안에는 냇물과 들꽃같은 언어의 즐거움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동석한 소설가 은희경은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은 우리 시대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을 많이 담고 있는데 선생님이 갖고 있는 질문의 방식, 즉 알고 있을텐데도 다시 긴장하고 의심하고 질문하는 그런 작가적 태도에서 깊은 감명을 받아 왔다"고 밝혔다. 은희경은 "고인께서 늘 유지하던 삶의 꼿꼿함과 인생에 대한 긴장감, 나 자신을 소수(자)로 두는 겸손이자 균형을 이 전집 발간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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