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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감동으로 물들인 교도관의 편지

18년 장기수에 출소 때까지 서신<br>글 모르는 수형자에 글 가르쳐 가족에 소식 전할 수 있게 도와

김금자 교도관

김낙현 교도관

1996년 서울 영등포구치소(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야간근무조로 일하던 김금자(52ㆍ사진 왼쪽) 교도관은 여성 수용자 A씨를 만났다. 징역 18년을 선고 받은 장기수였다. A씨는 가난했다. 한겨울에 사복을 살 돈이 없어 수용자복만 입은 채 떨고 있었다. 죗값을 치르는 일이야 당연했지만 궁핍은 죗값을 치르는 일조차 버겁게 만들었다. 김금자 교도관은 측은한 마음에 그녀에게 빵을 건넸다. 장기수는 울음을 터트렸다.

이후 A씨는 형을 확정 받고 청주여자교도소로 이송됐고 김금자 교도관은 그녀가 마음을 다잡고 교화될 수 있도록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때는 몇 만원씩이라도 영치금으로 넣었다. 1998년부터 올해 5월 A씨가 출소할 때까지 116통의 편지가 쌓였고 푼돈이지만 200만원이 A씨 손에 모였다. 이런 선행은 또 다른 수용자가 법무부 인터넷 홈페이지 '장관과의 대화'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김금자 교도관은 A씨 말고도 사정이 딱한 수용자들을 위해 조금씩 돈을 보태주고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에 1999년부터 현재까지 총 1,250권의 도서를 기탁하기도 했다.

여주교도소의 김낙현(44) 교도관은 1995년 청송보호감호소에서 글을 몰라 가족에게 편지를 쓰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수용자 B씨를 위해 '글공부 길잡이'로 선뜻 나섰다. 김낙현 교도관은 초등학교 교과서를 구해 글을 아는 동료 수용자에게 부탁해 B씨가 글을 깨우칠 수 있도록 도왔다.



김낙현 교도관은 또 청각장애를 앓고 있지만 수중에 영치금이 '970원'뿐인 수용자를 위해 사비를 들여 수용자의 고장 난 보청기를 고쳐주기도 했다. 이 수용자는 김낙현 교도관에게 며칠을 걸려 그린 감사의 그림을 건넸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15일 수용자 교화를 위해 애쓴 공로로 김금자 교도관과 김낙현 교도관을 인권 교도관으로 격려했다. 황 장관은 "따뜻한 인권보호가 법무행정의 확실한 시책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지금처럼 정성과 노력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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