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자산관리계좌(CMA) 서비스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증권업계의 수익성 확대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증권사 CMA 총 잔액은 39조1,934억원으로 4개월째 39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7월 CMA를 활용한 지급결제 서비스가 시작된 후 잔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39조~40조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MA의 주요 고객은 30~40대 젊은 소액투자자들로 주식에 투자하기 전에 고금리를 노리고 잠시 돈을 예치시켜놓은 데 불과하다"며 "월급통장 및 신용카드와 연계해서 사용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 가입비 등 시스템 개발비와 광고비 등 수백억원대의 자금이 지출되고 있지만 2ㆍ4분기(7~9월) 실적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CMA 계좌 수는 6월 884만개에서 현재 968만개로 하루 평균 약 1만개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치열한 CMA 유치경쟁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계좌를 개설한 후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는 '깡통계좌'가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는 CMA 잔액이 늘어나지 않는 것은 은행들이 고금리 월급통장을 내놓고 CMA를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있는데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은행권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CMA의 성장세는 내년에도 정체 상태에 머물 것으로 지적됐다. 결국 당분간 증권사들이 CMA를 통해 직접 수익을 올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CMA시장 자체는 이미 안정적인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며 "다양한 연계 투자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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