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국내증시와 글로벌 증시의 디커플링이 완화되면서 대형주 펀드가 기지개를 켤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에는 박스권 장세에서 대형주의 하락이 두드러졌지만 이에 대한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대형주 하락은 ▦중국발 경기 하강에 따른 경기민감주 중심의 어닝 쇼크 ▦엔화의 추세적 약세에 따른 대형 수출주의 대외경쟁력 하락 ▦뱅가드 프로그램 매도물량 소화에 따른 대형주 수급부담 등이 원인이었다.
최근 이 요인들의 개선조짐이 보이고 있다. 실적이 하향 조정된 후 글로벌 경기모멘텀에 수혜를 받을 저평가 실적 우량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엔화 약세 기조가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대형 수출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달말께는 뱅가드 물량이 대부분 소화돼 외국인들이 한국 대형 우량주의 비중을 빠르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장으로 전환되면 실적개선을 보이는 대형우량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주들은 시장의 주도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지금 시점은 저평가된 대형우량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함정운 한국투자신탁운용 리테일영업본부 상무는 "시장은 박스권 횡보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대형주 펀드들은 최근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그 동안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되었던 엔저 현상이 둔화될 경우 대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이 될 것이고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오게 될 경우에도 대형주 위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인 시각으로 시장 흐름에 대비하는 균형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까지 코스닥 시장의 상승요인에는 정권교체로 인한 정부의 코스닥 육성 의지에서 비롯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으나 지금 시점에서는 코스닥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데다 일부 중소형주 펀드의 판매가 중단된 점을 미뤄봤을 때 중소형주 매매를 통한 펀드 운용이 어려워졌다는 것이 증명됐다"면서 "그 동안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였던 코스피 시장으로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매수세가 몰리면서 코스피가 반등하고 있음에 따라 코스피 투자비중이 높은 대형주 펀드의 성과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형주 대비 대형주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으로 대형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1.34배로 중형주의 PER(19.83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 역시 대형주는 1.17배, 중형주는 1.14배를 기록해 기업의 주가에 비해 주당순자산(BPS)이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중형주의 밸류에이션은 PER 기준 시장대비 프리미엄이 약 100%인데다 소형주도 유동성 디스카운트 없이 시장과 유사한 밸류에이션으로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상태다.
앞으로 대형주는 경기 회복 기대가 반영되는 하반기 이후에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주 강세를 살펴보면 경기의 둔화 국면에서 나타난 것으로 이는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당분간 중소형주의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는 하반기 이후에는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수급이 순매수로 전환될 경우 대형주 중에서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IT, 자동차ㆍ부품 업종이 최우선적으로 수혜를 가능성이 높다. 김상균 한맥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4의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 IT에 대한 투자선호도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면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4월 신규 자동차 등록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해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컴백… 대형주펀드 수익률 중소형 턱밑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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