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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영토 갈등, 美가 중재 나선다

미국이 중국과 일본에 3개국 외교장관 회담을 제안하며 지난 9월 초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크게 틀어진 중ㆍ일 관계의 회복을 위해 직접 나설 의지를 보였다. 미국은 동북아시아의 긴장완화를 위해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을 중재,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꾀하는 한편으로 최근 동아시아의 경제ㆍ외교 분야에서 패권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사전 대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아시아회의(아세안 회원국+한ㆍ중ㆍ일ㆍ인도 등의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양제츠(楊潔簾) 중국 외교부장과 별도회담을 갖고 미ㆍ중ㆍ일 3개국 외교장관 회의 개최를 제의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중국 하이난을 방문해 외교 실무사령탑인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과 가진 회담에서도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미 정부 관리들이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양 부장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중국과 일본의 계속적인 관계악화의 결과를 두려워한다”며 “두 나라가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우리의 이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앞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당초 29일 밤으로 예정됐던 공식 정상회담이 무산된 뒤 다음날 회의장 대기실에서 10분간의 짧은 회동을 갖는 데 그쳤다. 두 정상은 지난 9월7월 댜오위다오 분쟁이 불거진 이후 잇따른 국제회의들에서도 공식 정상회담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제안에 일본 측은 즉시 환영의사를 밝혔지만 중국 측은 즉답을 피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은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면서도 중국을 견제할 의도는 포기하지 않는 외교적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실제 클린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분쟁지역에 대한) 주권 문제에 관해 특정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지만 그 섬들(센카쿠 열도)이 일본을 방위하기 위한 미ㆍ일 안보조약 의무의 일부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해 사실상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양 부장과의 회담에서도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문제와 관련, “항해와 상업활동의 자유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며 중국 측을 압박했다. AP통신은 클린턴 장관의 중국 하이난 방문도 중국 정부에 일본 및 아세안 등 주변국들과의 영토분쟁을 해결하라고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석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외교부장 성명으로 “미국이 극도로 민감한 사항인 댜오위다오 문제에 대한 말과 행동에 조심하길 바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때문에 클린턴 장관은 다이빙궈 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현안인 위안화 환율문제, 무역역조, 지적재산권 문제 등을 폭넓게 논의했지만 핵심사안인 댜오위다오 문제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두 나라는 내년 1월로 예정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성공적인 미국 방문을 위해 공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회담에 배석했던 미국 관리가 밝혔다. 앞서 클린턴 장관은 양 부장과의 회담에서 중국 정부로부터 희토류의 원활한 수출을 확실히 약속 받았다고 미국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미 최고위급 인사가 동아시아 정상회의(아세안 확대회의)에 직접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 WSJ은 버락 오바마 정부가 이번 회의를 통해 미국의 의사를 표출하고 아세안 회원국들을 규합해 중국의 외교ㆍ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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