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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운동/세계화] '국경없는 경제' 선택아닌 필수

[신세기운동/세계화] '국경없는 경제' 선택아닌 필수 시애틀, 워싱턴, 멜버른, 프라하, 그리고 서울. 이들 도시들의 공통점은 "세계화"에 반대하는 비정부기구(NGO)들의 항의시위가 거칠게 벌어졌던 곳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세계화는 차세대를 위한 장기구상"이라는 선언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세계화는 지금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불행히도 이 중간에 '진정한 세계화'의 실패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맞는 불운을 겪기도 했고 지금은 거세지는 국내 NGO들의 "세계화 반대"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된지 오래다. 좁은 땅덩어리로는 "자본의 세계화, 교육의 세계화, 정치의 세계화, 문화의 세계화"로 '세계의 허브'가 되는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서울대 이승훈 경제학 교수는 "새삼 세계화, 자본자유화를 두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고 일갈했다. 이 교수는 "우리는 외자에 의존하는 성장의 길을 걸었고 앞으로도 외자를 계속 필요로 하는 처지다. 벌어놓은 외화도, 풍부한 자원도 없는 터에 언제까지나 자본시장의 빗장을 걸어둘 수는 없는 일"이라며 적극적인 시장개방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자본시장 개방이 핫머니(헤지펀드)의 이동을 방임해 국제통화기금(IMF) '환란'을 야기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동시에 개방된 자본시장이 우리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쓴 약의 구실을 하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 김정호 국제대학원 교수도 "정부가 직접 개입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거나 효율성을 달성하겠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발상"이라며 "기업효율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쟁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우리는 근본적으로 변해야 하고 세계화돼야 한다는 간단한 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세계화의 길목에 NGO들의 '이유있는 반대' 등 해결해야 할 일들은 산적하다. 특히 연세대 함재봉 정치학 교수는 우리의 세계화를 더디게 하는 이유중 하나로 "외국인들에 대한 뿌리깊은 배타적 시각"이 라고 지적했다. 사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을 헐값에 인수할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망설이는 것은 각 기업들의 '숨은 부채'때문이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겁내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실업자들을 구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외국 기업들의 한국시장 진출을 우리 스스로 막고 있는 꼴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수출만이 애국이고 외국자본이 들어오면 식민지가 된다는 검증되지 않은 상식을 버려야 한다"며 "마음부터 세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제경제관계를 먹느냐, 먹히느냐 하는 방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전 세계 국가들이 더불어 잘 살기위해 세계화시대에 걸맞는 시장개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함 교수는 이어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시각의 뿌리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외세로부터 강점, 약탈 등을 당해온 우리로서는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시각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를 통해 형성된 우리의 사회구조와 의식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될 때"라고 함 교수는 주장했다. 함 교수는 또 "현재까지 세계화를 추진할 정치세력이 없다"며 "당장은 어렵더라도 세계화만이 우리의 살길이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우리를 부강하게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이를 위한 개혁을 추진할 사회기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더 이상 국경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세계화'라는 말은 95년 당시의 매력을 많이 잃고 있고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가 더 강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를 처음 내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원망의 대상이거나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가 숨쉬는 환경자체가 세계화이며 흐름 자체를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새로운 가치관 정립으로 하루라도 빨리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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