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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초일류 국가로 발전하느냐, 과거 어려웠던 시절로 후퇴하느냐라는 기로에 놓여 있다. 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반도체ㆍ가전ㆍ조선ㆍ철강 등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고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지속적인 미래 첨단기술 개발로 앞서 나가고 있다. 따라서 세계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 혁신적 제품을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당면한 핵심적인 국가적 과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 기술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국가 연구개발(R&D) 전략이 절실하다.
세계시장 선도할 원천기술 주력해야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국가 R&D 투자는 단기간에 결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집중돼왔다. 그 결과 급속한 경제 성장에 기여했지만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드물어 선진국 진입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국가 R&D 전략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국가는 미래를 내다보고 하이리스크-하이 리턴(high risk-high return)형 기초원천 분야에 R&D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추격형 모방 기술이 아닌, 세계시장을 선도할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기업들은 원천기술을 이용해 세계시장을 장기간 독점할 수 있는 초일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원천기술은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우리의 국가 R&D도 시행착오를 용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과감히 도전한 연구팀의 실패를 용인한 교육과학기술부의 미래융합파이오니어 사업 등의 사례는 향후 우리 R&D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현 단계에서는 꿈의 기술이지만 이러한 연구개발 중 일부가 성공해 세계 최초로 실용화되면 국가ㆍ사회적인 파급 효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다.
융합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행히 선진국도 기술개발 태동기에 있다. 그러나 최근 선진국에서는 융합기술 분야에의 집중 투자, 다양한 융합연구소 설립 등을 통해 기술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하루빨리 우리 실정에 맞는 독창적 융합기술 R&D 시스템을 구축해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 융합기술 분야는 오랜 기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므로 국가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기존 연구 분야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추진해야 R&D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시행착오ㆍ고위험 감수하는 풍토를
이제 한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신흥강국으로 과학기술 투자에서도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을 가질 때가 됐다. 융합기술 분야의 지속적인 투자는 지금까지의 기초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최고 수준의 융합원천기술 선점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 기초원천을 기반으로 한 융합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면 새로운 산업을 창출, 초일류 국가를 앞당겨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지금 세대의 아이들 중 과학자가 꿈인 아이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매우 우려되는 현실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과학자를 하고 싶게 만드는 지름길은 노벨상 수상자가 2~3년에 한번은 배출되는 나라,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이공계 출신의 세계적 기업가가 배출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나라가 되려면 국가 R&D투자 확대도 필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적인 원천기술이 나올 수 있는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형 기초원천 R&D투자 확대다.
/정봉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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