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게놈이야기] 2. 유전과 다양성

고등생명체의 DNA는 염색체라는 단위구조로 정리되어 관리된다. 사람의 염색체는 22쌍의 체염색체와 1쌍의 성염색체 등 모두 23쌍으로 구성되며, 각각의 쌍은 부모 양측에서 물려받은 염색체 하나씩으로 이뤄진다.그런데 생식세포에서 벌어지는 감수분열 때 1쌍의 염색체 사이에 서로 상당한 부분이 임의 교차되며, 어떤 염색체가 생식세포에 선택되느냐에 따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유전정보가 달라진다. 이것이 친형제 사이에도 유전적 차이가 생기는 근거다. 유전자 염기서열의 돌연변이가 일어나도 유전자들이 변화한다. 생명현상이 뒤죽박죽 되지 않도록 그 주축을 이루는 단백질들이 엄격한 통제 속에 미리 작성된 유전정보에 따라 만들어지도록 하면서도, 자연은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을 선호하며 어느 한 곳에 모든 것을 투자하지 않는 현명한 길을 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인간의 유전정보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3쌍의 염색체에 들어 있는 DNA의 염기쌍 수는 대략 30억개지만 유전자를 만드는 부분은 2%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98%의 기능은 현재까지 거의 알려진 바 없다. 사람의 전체 DNA에 담긴 유전정보를 통 털어 유전체(genome)라 부르는데, 이는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말이다. 모든 인간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규명하는 인간게놈 연구 결과 사람은 약 4만개 정도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유전자들과 그 기능이 속속 밝혀지면서 생명체의 삶이 얼마나 철저하게 유전으로 통제되고 있는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유전은 겉으로 드러나는 형질뿐 아니라 생명체의 행동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선충 중에는 다른 놈들과 함께 식사하기 위해 떼를 지어 먹이로 몰려드는 놈이 있는가 하면, 혼자 고독하게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는 놈도 있다. 이런 행동 차이는 신경펩타이드 수용체로 추정되는 단백질(두뇌에서 발현되는 NPR-1)의 한 아미노산 변화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됐다. 유전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마다 모습이 다른 것은 어떤 유전자 때문인가? 각종 유전병은 어떻게 발생하고 유전되며, 장수하는 집안과 단명하는 집안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다양한 질문들이 꼬리를 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유전질환은 5,000여종에 이르지만 관련 유전자가 분명히 밝혀진 것은 15%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대부분은 유전성향은 의심되지만 관련 유전자가 여러 개거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환들이다. 생명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는 요즘에도 모호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는 것은 생물학의 기본 개념인 중복성과 다양성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97년 9월 4.6 Mb에 이르는 대장균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이 밝혀졌다. 비교적 단순한 미생물인 대장균은 모두 4,288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그 중 38%는 기능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유전자를 찾는 것보다 그 기능을 밝히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송규영 교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