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자랑하던 K-2 전차를… 어이없다
감사원 “K2 전차 獨파워팩 도입과정, 성능검증 부실”
육군의 차기 전차인 K2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K2에 적용된 독일산 파워팩(엔진+변속기)에 대한 성능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워팩 성능을 시험평가하는 과정에서 국산 제품이 독일 제품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5월14일부터 6월26일까지 방위사업청(방사청), 국방과학연구소, 육군본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K2 전차 파워팩 적용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K2 전차 초도양산 파워팩 적용 안건’을 상정하는 과정에서 K2에 처음 적용되는 해외파워팩에 대해 양산실적이 있는 것처럼 허위로 기재했다.
후속군수지원, 100Km 및 8시간 연속주행 등에 대한 평가도 실시하지 않았고, 실제로 운용시험평가 과정에서 전차기동 불가, 시동불가, 매연과다 발생, 제동장치 고장, 오일누유 등의 결함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파워팩은 연료소모량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채 도입됐고, 규격을 벗어난 과출력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과출력현상의 경우 현재까지도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개발된 파워팩의 경우 ‘중대한 결함’이 아닌 사항을 ‘주요결함’으로 기술했다. 특히 해외파워팩에 대해 국내파워팩과 동일한 조건으로 성능검사를 할 경우 전력화가 늦어질 수가 있는데 이에 대한 검토를 소홀하게 했다.
또 해외파워팩 도입시 무기중개상 등이 개입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예산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파워팩을 도입하기로 한 기존계약을 수정하지 않은 채 해외파워팩 도입을 추진해 혼란을 초래했다.
감사원은 “해외ㆍ국내개발 파워팩의 양산실적, 성능검증, 전력화시기, 소요예산과 획득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K2 전차 적용 파워팩을 다시 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K2 개발사업을 총괄해온 군 장성에 대해 강등을 권고하는 등 관련 업무 담당자 3명을 징계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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