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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상식 넘어서야 풀 수 있는 48개 화두

■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강신주 지음, 동녘 펴냄


중국의 승려 서암(법명 사언)은 매일 자기 자신을 "주인공"하고 부르고선 스스로 "예"하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깨어 있어야 한다. 예. 남에게 속아서는 안된다. 예. 예."라고 말했다.

이 무슨 바보 같은 자문자답인가 싶겠지만, 유명한 화두 모음집 '무문관(無門關)'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무문관. '문이 없는 관문'이라는 뜻을 지닌, 제목부터 '대략 난감'인 이 화두집은 무문 혜개스님이 1228년에 48개의 화두를 선별해 해설한 책이다.

베스트셀러 '감정수업'의 저자인 철학자 강신주가 48개 화두에 대한 해석에 나섰다. 무문관이 던지는 화두는 상식을 넘어서야 풀 수 있는 난제. 저자는 상식을 넘어선다는 것은 자신만의 삶을 영위하는 것으로, 그 단계에 이른 사람이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 즉 깨달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48개의 화두는 '우리의 성장을 기다리는 이야기'인 것.

서암 스님의 '주인공' 화두를 해석하기 위해 저자는 불교의 '화엄(華嚴 : 들판에 잡다하게 핀 수 많은 꽃들의 장관)'을 말한다. 모든 존재들이 자기만의 가능성과 삶을 긍정하며 만개하는 세계가 화엄 세계. 저자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아닌 타자가 바라보는 모습이 되기 위해 자신을 부정하고, 그만큼 스스로의 행복을 포기해온 건 아닌지 묻는다.



서암 스님이 주인에 존경의 의미를 담은 '공(公)'자를 붙여 본인을 호명한 뒤 자답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됐다면 이미 부처가 된 것인데, 어떻게 부처에게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는 이야기다.

각 장 서두에 소개된 화두는 '물음표'를 만든다. 그러나 저자의 해석을 통해 물음표는 곧 '느낌표'가 된다. 48개의 화두를 보고 그 속의 의미를 발견해 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1만9,500원.

/송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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