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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이대로 좋은가] <1부> 4.보험산업 2차 구조조정의 서막

제휴못한 중소보험사 "벼랑으로"

[방카슈랑스 이대로 좋은가] 보험산업 2차 구조조정의 서막 제휴못한 중소보험사 "벼랑으로" • 損保 경영여건 최악 "IMF때보다 더 위기" “차라리 은행의 ‘보험사업부’ 로 편입되는 게 낫겠다는 얘기를 직원들끼리 농담처럼 주고 받습니다. 방카슈랑스가 확대 시행되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그나마 월급이라도 받으려면 은행으로 편입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거죠.”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을 앞두고 중소형 보험사의 한 관계자가 전하는 최근의 회사 내부 분위기다. 방카슈랑스에서 철저히 소외된 중소형 보험사 직원들의 자괴감이 어떤 지 알게 해 주는 대목이다.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보험산업 역시 최근 수년 동안 크고 작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지난 98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다수의 생명보험사들이 흡수 합병됐고 손보업계에서도 리젠트화재의 파산을 시작으로 대한ㆍ그린(옛 국제화재)ㆍ쌍용화재 등이 새 주인을 만났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조만간 보험산업의 2차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그 진원지는 바로 ‘방카슈랑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정동 연세대 교수는 “금융기관과 보험대리점 제휴를 맺지 못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가까운 장래에 판매부진으로 인해 재무적 곤경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이 보험산업의 2차 구조조정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카슈랑스에서 철저히 소외된 중소형사=중소형 보험사들이 위기에 몰리고 결국엔 도산할 것이라는 분석은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 방카슈랑스 영업에서 이들이 철저히 소외돼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손해보험업계의 경우 삼성ㆍ현대ㆍ동부ㆍLGㆍ동양화재 등 상위 5개사는 모두 10여개가 넘는 은행과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은 반면 나머지 하위사들은 대한화재(지방은행 2곳과 제휴)를 제외하곤 모두 제휴 은행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생보업계 역시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 등 ‘빅 3’는 모두 10개 이상의 은행과 제휴를 맺었지만 중소형사는 3~5개 은행과 계약을 맺는데 그쳤고 SKㆍ동부ㆍ럭키생명 등 일부 보험사는 아예 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 영업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순재 세종대 교수는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 후 중소형 보험사들이 부실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제휴 계약을 맺지 못한 보험사들의 매출 감소와 지급여력비율 하락 등으로 부실화되면 결국 은행이나 다른 보험사로 흡수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특히 손보업계에서는 이제 막 출범한 온라인전용자동차보험사들도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한다.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은행과 자동차보험을 놓고 경쟁할 경우 수익 기반을 다지기도 전에 부실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조조정 회오리, 중견보험사까지 확대 우려=보험산업의 구조조정은 단지 중소형사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이 특히 생보사들의 주요 수익기반인 비차익(예정사업비보다 실제로 쓴 사업비가 적어 발생하는 수익)을 줄어들게 하면서 모든 생보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성동 삼성금융연구소 박사는 “생보사의 최대 수익기반인 비차익이 최근 갈수록 줄어 들고 있다”며 “특히 방카슈랑스제 도입으로 비차익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여 보험사의 이익구조 자체가 취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방카슈랑스 영업으로 들어온 수입보험료 2조1,200억원에 대한 생보사의 비차익은 147억원으로 비차익율이 0.73%에 불과한 반면 은행은 742억원의 비차익(모집수수료-제반비용)을 거둬 비차익률이 3.60%에 달해 대조를 이뤘다. 손 박사는 “수익성 악화가 곧 보험사의 부실화를 의미하며 이는 곧 중소형사 뿐 아니라 중견 보험사들도 은행 등에 인수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보험발(發) 금융위기론도 제기돼=결국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은 매출 증대의 기회를 잃은 중소형사는 물론 수익구조가 취약해지는 중견보험사들의 도산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보험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금융계 일각에서는 국내 보험시장 규모에 비해 보험사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보험사의 자연도태가 필요하다는 이른바 ‘구조조정 불가피론’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방카슈랑스 도입을 계획했을 때부터 이를 통한 보험산업의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백만명의 고객들과 계약관계에 있는 다수의 보험사들이 연쇄도산할 경우 들어갈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감당해 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김종국 전주대 교수는 “방카슈랑스 확대시행으로 보험산업이 붕괴되면 수십 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게 될 것”이라며 “보험사의 연쇄도산과 거액의 공적자금 투입은 경제대란이라는 혹독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입력시간 : 2004-09-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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