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임시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27일 열기로 했다가 미룬 것이다. 일정이 다시 연기되면서 전산교체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남게 돼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유효경쟁 가능성 역시 낮아지게 돼 사태 해결의 또 다른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이사회는 오는 30일 감사위원회와 임시이사회를 열어 전산시스템 교체 갈등에 관한 논의를 이어간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23일 김중웅 의장의 요청에 따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전산시스템 관련 의견을 교환했지만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27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사외이사들의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일정이 재조정됐다.
전산시스템 입찰 제안서 마감일 전 이사회 개최가 불발됨에 따라 전산시스템 입찰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최근 입찰 제안서 마감에는 SK C&C만 참여해 유효경쟁이 무산됐으며 이에 국민은행은 29일 오후3시까지 추가 입찰 제안서를 받기로 한 상황이다.
27일 예정대로 이사회가 열려 지주의 손을 들어주고 이 행장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사태가 조기 봉합될 수 있었다. 하지만 30일로 연기되면서 불확실성도 사라지지 않아 유효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진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열린 IBM 메인프레임 기반 전산시스템을 유닉스체제로 교체하자는 이사회 결의에 근거해 유닉스 기반의 전산시스템 아웃소싱 업체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의 갈등이 5년 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의 한 사외이사가 2009년 12월 자회사인 국민은행의 차세대전산시스템 기종 선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있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유사 갈등이 재연되자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 행장의 경영상 문제점을 집중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현재 20여명이 넘는 검사 인력을 국민은행에 파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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