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2일 "그 사업이 타당했는가, 적절했는가, 더 투자가 돼야 하는가를 어떻게 정권별로 잘라서 하겠느냐"며 자원개발 국조를 이명박 정부 이전까지 확대하자고 요구했다. 이는 이 전 대통령 측과 친이명박계 의원들이 "비선조직 국정농단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전 정권을 제물로 삼았다"고 주장해 자칫 전·현 정권 간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자원 국조를 이명박 정권 심판 식으로 운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당 지도부와 친박근혜계는 공무원연금과 공기업 개혁, 경제활성화법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친이계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이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국부유출 자원외교에 대한 의혹을 밝히는 게 초점"이라고 반박했으나 내심 국조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의혹을 파헤쳐온 홍영표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민의정부나 참여정부에서 했던 투자가 문제가 된다면 그것도 국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이명박 정부와는 달리 소규모 탐사개발 위주로 해외에 투자하며 나름대로 성과를 올렸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과 자원개발 국조의 시작과 끝을 같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전술적으로 양보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깔렸다. 이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현 경제부총리)의 증인 출석을 끌어내기 위해서도 국조 범위는 양보하겠다는 게 야당의 속내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과 새누리당은 국조에서 "해외자원개발은 벤처사업이라 30%만 성공해도 대박이고 그 결과는 장기적으로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맞서고 있어 국조가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는 매장량이 얼마이고 투자 대비 효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 5년 정도면 결과가 나오는 생산개발이 많았는데 대부분 실패했다"며 "문제가 되고 있는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과 마다가스카르 니켈 광산 등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과연 경제성이 있는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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