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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권력을 향한 외침 'NO'

■아니되옵니다(이동식 지음, 해피스토리 펴냄)<br>권력과 영향 주고받는 언론의 역할 고민<br>격동하는 정치의 해<br>지도자 선출 기준 제시도


일본의 극우파 이시하라 신타로 의원이 펴낸 'No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이 한 때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적이 있었다.

이 책은 일본이 전범국가라는 부채의식을 떨쳐 버리고 정치ㆍ군사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자는 주장을 담아 일본내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고 보니 국제 무대에서, 그것도 소위 우방이라고 서로 치켜 세우는 나라들끼리도 '노'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하물며 군주국가에서 신하가 왕에게 '아니되옵니다'라고 각을 세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니옵니다'라는 말대꾸로 제왕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 잡으려다가 목숨을 잃은 신하들은 끊이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라는 국가체제가 무색할 정도로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이 문제가 되는 나라다. 대통령이 권력을 행사할 때 견제할 수 있는 국정시스템과 민관의 합의 시스템이 빈약하다.

그러다 보니 최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대통령과 총리, 국무위원들이 합의를 통해 안건을 처리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15개 안건이 25분 만에 결의됐다.

전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국정 아젠다 하나를 결정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2분. 정부는 언론을 통해 '사전 심의ㆍ협의'가 이미 이루어져 있던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견제와 비판을 수용하고, 국정의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분위기와 시스템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데 있다.



때문에 왕정국가든 공화국이든 간에 '아니되옵니다'라고 말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신하와 공복들이 있는 나라는 건강한 나라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을 포함한 한국의 모든 조직, 모든 리더와 실무자들에게도 해당되는 문제다.

이 책은 공영방송 KBS에서 30년을 근무한 이동식 기자가 오랜 세월 정권의 부침을 지켜보면서 권력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언론의 역할을 고민한 끝에 탈고한 글을 모은 것이다.

합리적인 소통과 민주적 절차에 대한 고민을 축적해오면서 파고들게 된 동양사 40편의 원전을 번역해 해설하고 80명에 달하는 역사의 인물들, 사건 기록을 방대한 문헌에서 추적했다.

2012년 격동하는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가라는 공동체의 나아갈 방향, 특히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시점에서 권력과 인물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다각도로 제시하는 한편 개인들의 삶에도 적용되는 인생 성공의 길과 실패의 길을 가늠할 수 있는 지혜를 담았다.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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