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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폴트 위기 넘겼다] 승자 없는 예산전쟁… 오바마·루 재무 근소한 우세

워터게이트 사건이후 공화당 최대 위기<br>베이너 하원의장 회복 불가능한 타격

"승자는 없다. 미국은 이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지난 16일간의 예산 전쟁은 세계 최강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위상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누가 덜 패배했는가를 가리는 데 있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근소한 우위를 점했을 뿐이다. 반면 공화당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셧다운ㆍ디폴트 사태에서 국민들의 분노로부터 그나마 자유로울 수 있는 인물은 합의안을 극적으로 도출해낸 민주ㆍ공화 양당의 상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73), 미치 매코널(71)이다. 두 명의 노회한 정치인들은 백악관ㆍ공화당 하원 협상이 벼랑 끝 대치 상황에 빠지자 중재를 자처, 한 국가는 물론 세계 경제 전체를 파탄 위기에서 구해냈다.

오바마 대통령도 상대적으로 덜 피해를 입은 쪽이다. '오바마케어(건강의료보험개혁법)'를 지켜냄과 동시에 "국가 디폴트 위협 속에서 예산 협상이 진행되는 일은 없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이는 오바마 집권 이후 해마다 반복되고 있고 이번 합의안이 임시 봉합에 그침에 따라 내년에도 재연될 게 분명한 향후 예산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5일 공화당에 디폴트 데드라인(17일)을 못 박은 편지를 보내는 등 디폴트 전쟁을 앞장서 수행한 잭 루 재무 장관의 역할도 부각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그의 도박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쪽은 역시 공화당이다. 목표로 내걸었던 '오바마 케어의 유예ㆍ폐기'도 달성하지 못했고 여론도 급격히 악화됐다. 전직 공화당 상원 의원이었던 주드 그레그 증권금융산업시장회(SIFMA) 의장은 "재정정책에 대한 신용도에 있어 공화당 브랜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특히 사상 최저 수준인 정당 지지도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내년 말 중간선거에서 현재의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 티파티(극우세력)가 주도하는 강경론과 온건론 사이에서 우왕좌왕만 하다가 양측 모두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됐던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은 이번 협상을 통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큰 타격을 입었다. FT는 "베이너는 오바마케어 연계가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티파티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함으로써 백악관과의 협상에서 스스로 움직일 공간을 축소시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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