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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콘서트가 있다. 골프장 잔디밭이 가족 놀이터로, 모래 벙커가 개구쟁이들의 씨름장으로 변한다. 어둠이 내리면 특급 가수들의 무대가 펼쳐져 늦은 초여름 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오는 26일 경기 파주의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열리는 '자선 그린콘서트' 이야기다.
올해로 꼭 10회째를 맞는 그린콘서트는 소규모 골프장 이벤트에서 지역의 대형 문화축제로 성장했다. 무료 입장을 고수해온 이 행사에는 첫해 1,500여명이 다녀갔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3만3,800여명의 엄청난 인파가 하루 종일 골프장 나들이를 즐겼다.
오후2시부터 행사 후원업체인 캘러웨이골프가 주관하는 장타 및 어프로치 대회, 가족 퍼팅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캘러웨이는 골프용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아웃렛도 운영할 예정이다. 씨름대회와 오행시 짓기, 사생대회, 연날리기 등이 열리고 축구공 같은 놀이기구를 준비해 가면 푸른 잔디 위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다.
하이라이트인 콘서트는 오후7시부터 시작된다. 엠블랙ㆍ티아라ㆍ걸스데이ㆍ바비킴ㆍ김장훈ㆍ백지영ㆍ김조한ㆍ김태우 등 출연진은 웬만한 K팝 공연 못잖다. 인기 개그맨 박미선이 MC를 맡고 이수근도 출연해 사랑의 자선금 전달식을 진행한다. 10회째를 맞아 콘서트가 열리는 1번홀은 '그린콘서트홀'로 명명된다.
그린콘서트에는 '자선'이 있다. 먹거리 장터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짜장면, 우동, 구운 감자 등을 먹으면 자연스레 기부에 동참하게 된다. 판매전액은 파주 보육원과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운동본부에 전달된다. 무형의 자선금은 훨씬 많다. 골프장 토요일 매출과 잔디 복구 등 행사 비용은 10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관객의 시야 확보를 위해 홀 일부의 지형까지 바꿨다. 서원밸리 골프장 등을 계열사로 둔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은 "지역사회에서 영업을 하면 다시 지역에 환원해야 한다"며 손실을 감수해왔다.
한편 서원밸리 골프장은 오는 9월 퍼블릭 18홀을 추가로 개장, 기존 27홀(회원제 18홀, 퍼블릭 9홀)에서 45홀의 매머드급 규모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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