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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해외에서 각광 받는 한국 전력기술

김진수 한전기공 사업개발처장

지난 82년 1월 열사의 땅 이라크에 낯선 동양인들이 대거 투입됐다. 이라크 전력청이 발주한 남바그다드 화력발전소 복구공사를 위해 파견된 한국 기술자들이다. 한국의 전력기술이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순간이다. 당시 이라크에 파견된 기술자들의 처지는 매우 열악했다. 식당은 고사하고 밥 먹을 공간조차 없었다. 비라도 올라치면 빗물 고인 식판을 들고 서러움에 목이 메었다. 그럴 때마다 고국에 두고 온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허탈한 마음을 추스르곤 했다. 이란과 전쟁 중이었던 당시 이라크에는 시도 때도 없이 포탄이 날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남아 있는 외국인이라고는 우리 한국사람들뿐이었다. 오죽하면 전쟁통에 현장을 지키는 한국인들을 두고 이라크 방송에서까지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치켜세웠을까. 한국의 전력정비 기술은 이후 20여년간 정부와 한국전력의 적극적인 육성정책을 기반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지금은 기술 종주국인 미국 등 선진국에 역수출하는 한편, 인도ㆍ필리핀ㆍ호주에까지 진출했다. 전세계 15개 나라에 ‘기술한국’의 깃발을 휘날리는 눈부신 성장을 이룩한 것이다. 사상 유례없는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해외플랜트 수주를 독려하는 등 해외건설 특수를 통해 침체된 건설경기 회복을 적극 유도해나간다는 것이다. 한국전력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발전 및 송ㆍ배전 분야와 관련된 플랜트 수출을 적극 추진하는 등 해외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세계 전력시장의 진입규제 완화에 따라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한국인의 세심하고 뛰어난 손길이 빚어내는 전력기술은 국제무대에서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전력기술이 열사의 땅 이라크에 첫발을 내딛은 지 어느덧 20여년이 흘렀다. 그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전력기술은 지금 한국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 이를 국가적 차원에서 수출전략 상품으로 육성, 외화획득은 물론 국가 이미지 제고의 도구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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