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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대귀환 21만명 몰려온다] 쇼핑목록·여행정보 챙긴 유커… 개별관광 늘고 스토리에 꽂히다

관광·구매 행태 바뀌는 중국인

중국 국경절 연휴를 하루 앞둔 30일 서울 명동 거리가 유커들로 붐비고 있다(왼쪽 사진). 30일 서울 신사동의 한 성형외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직원 안내에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가운데 사진). 30일 서울 설빙 홍대 매장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모여 디저트를 먹고 있다(오른쪽 사진).

중국 국경절 연휴를 하루 앞둔 30일 서울 명동 거리가 유커들로 붐비고 있다(왼쪽 사진). 30일 서울 신사동의 한 성형외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직원 안내에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가운데 사진). 30일 서울 설빙 홍대 매장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모여 디저트를 먹고 있다(오른쪽 사진).

중국 국경절 연휴를 하루 앞둔 30일 서울 명동 거리가 유커들로 붐비고 있다(왼쪽 사진). 30일 서울 신사동의 한 성형외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직원 안내에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가운데 사진). 30일 서울 설빙 홍대 매장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모여 디저트를 먹고 있다(오른쪽 사진).

SNS로 친구와 실시간 대화

동대문·명동·홍대 등 돌며 한류 관련 문화에 지갑 열어

과소비 대신 실속구매 증가

강남 신사동 새 의료 메카 부상… 주변 호텔 3~4개월전 예약 끝

성형·먹거리·쇼핑 동시 해결도

중국 국경절 연휴를 하루 앞둔 30일. 서울 명동과 동대문, 신촌과 가로수길 등 쇼핑 명소들은 그야말로 유커들에게 '점령'당했다. 동대문 쇼핑몰 롯데피트인에서 만난 광저우 출신 대학생 메이링씨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가 지난해 방문한 곳이어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왔다"며 "친구에게 선물할 화장품이랑 옷을 을 샀는데 친절하고 상품도 좋아 좀 더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6층 화장품 매장의 이정화 매니저는 "평상시보다 두 배 정도 손님이 늘었다"며 "단체관광객보다 개별적으로 쇼핑하는 중국인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서울 명동의 바닐라코 매장에서는 유커들이 쉴 새 없이 스마트폰으로 제품 사진을 찍고 친구들에게 전송하면서 '웨이신(위챗)'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상하이에서 왔다는 창층징(22)씨는 "미리 쇼핑 목록과 식당·관광지 등을 정하고 입국해 인증샷을 친구들에게 보내는 게 필수 코스"라고 말했다. 오후1시께 홍대 거리에는 단체관광객보다 지하철 노선도를 들고 삼삼오오 무리 지어 다니는 유커들이 대다수였다. 홍대입구역 인근 이랜드 복합몰에서 만난 리우웨이(31)씨는 "공항철도가 다녀 인천국제공항까지 쉽게 갈 수 있고 트렌디한 소품들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여행 첫날 코스를 이곳으로 정했다"며 웃었다.

유커의 한국 관광 역사가 길어지고 단체관광보다는 개별관광이 호응을 얻으면서 유커들의 구매·관광 행태가 바뀌고 있다. 이들은 아이를 동반하지 않은 20~40대가 주축으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할인 현황과 가볼 곳, 쇼핑 목록을 미리 작성한 뒤 관광을 즐긴다. 그렇기 때문에 '묻지 마 소비'가 사라진 대신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가격을 비교한 뒤 구매하는 '실속 소비'가 늘고 있다. 특히 단순한 쇼핑뿐 아니라 서울의 트렌드나 한류 등과 연관 있는 문화와 스토리를 갖춘 곳에서 지갑을 열고 있다. 바닐라코 명동점 직원은 "유커들이 이미 제품 정보를 알고 다량으로 구매해간다"고 귀띔했다.



이런 성향 때문에 '이야기를 더한 관광'은 '쇼핑+α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인들은 이제 명동에서 국경절 한정판 상품을 고르고 사전예약을 통해 강남 성형외과에서 성형을 마친 뒤 인근 외식 매장에서 서울의 최신 트렌드를 흡수하며 이 같은 상황을 실시간 SNS로 전송한다.

실제로 이날 서울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서 가로수길까지의 300m 거리에는 부은 얼굴로 여행가방을 끌고 나오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수술 부위가 아물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중국인들은 이제 가로수길의 새로운 트렌드로 여겨질 정도다. 중국 광저우에서 지난주 방문해 성형수술을 마친 량모씨는 "한국에 온 김에 미식 탐방도 하고 싶어 가로수길에 있는 병원과 숙소를 골랐다"며 "중국에서도 강남·압구정에 이어 신사동이 새로운 의료 메카로 뜨고 있다"고 전했다.

성형외과 주변 호텔은 이미 3~4개월 전부터 예약이 몰려 국경절 특수로 만실 상태다. 신사역 인근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중국 중추절과 국경절이 맞물린 9월 말과 10월 초 상담과 수술 예약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가로수길이 맛집과 패션의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먹거리와 쇼핑·성형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강남 인근이 각광받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달라진 중국인들을 겨냥한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명동 티니위니 매장의 경우 전 세계에서 명동2호점에서만 파는 '한정판 아이템'을 선보여 매진 사례를 이뤘다. 이훈 티니위니 명동2호점 팀장은 "지난 1일부터 판매한 한정판 아이템은 의류만 1,800여벌이 팔렸고 가방 역시 동이 나 재주문했다"고 밝혔다.

가로수길과 신촌에서는 올가을 유행 색상인 회색과 남색을 제치고 중국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강렬한 붉은색 코트와 황금색으로 장식된 쇼윈도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인이 옥과 숫자 8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숫자 8을 형상화해 만든 5,000만원대 '황옥 입식 관통 주전자'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박 대통령 패션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대통령이 사용하는 지갑'으로 알려진 한국 전통 지갑 '소산당'을 중국인 구매고객 모두에게 증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쇼핑 위주로 이뤄졌던 유커 관광이 서울을 트렌드 메카로 여기는 유커들에 힘입어 이야기와 문화에 기반한 '스토리 관광'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라며 "똑똑해진 유커들이 소비에 나서면서 명품 소비의 감소세에도 쇼핑·관광·외식·의료 등 각종 업계가 새로운 특수를 써가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산업부 engi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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