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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느끼는 빛·소리·그림자

금호미술관 '…불확실한 그림자'전

이창원의 'Parallel World' /사진제공=금호미술관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금호미술관 3층. '그림이 걸려 있으려니' 했던 벽면은 흑백의 그림자로 가득하다. 그림자는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처럼 거꾸로 떨어져 내리는 사람, 혹은 앙리 마티스의 '댄스'처럼 춤을 추는 듯한 사람들의 모습부터 나무, 손바닥 등의 형상을 보여준다. 젊은 작가 이창원의 설치작품 'Parallel World'인데, 눈으로 목격한 형태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제작 기법이다. 작가는 전세계의 다양한 신문과 잡지를 모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사건의 '이미지'를 추린 다음, 특정 부분을 칼로 오려내 그 자리에 거울을 붙여서 그 빛을 벽면에 반사시켰다. 결국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의 이미지가 현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금호미술관은 그림과 조각 같은 전통적인 미술품에서 벗어나 빛과 그림자, 소리, 공간성 등을 다룬 기획전 '당신의 불확실한 그림자'를 미술관 전관에서 열고 있다.

소리예술가인 성기완은 말끔하게 정돈된 전시장에 공사장 함바집의 불안정한 웅성거림을 틀어놓았다.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작가는 일시적이고 불안한 가건물 속 함바집을 통해 우리 생활의 덧없는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건축과 미술을 접목하는 작가 배정완은 담배를 피고, 걷고, 뛰는 남성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일상과 도시 속 감성을 표현했다. 비닐 구조물과 조명, 거울에 비친 굴절된 이미지들은 빛과 그림자의 이중성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반영한다.



1층에 설치된 건축가 황지은의 작품은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SNS의 메시지가 실내공간에 투영되고,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그림자도 함께 나타난다. 관람객이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자신의 실시간 그림자가 작가의 가상 이미지와 만나거나 겹쳐질 수도 있다. 이번 전시에는 신성환, 이예승, 하원, 홍범, 황지은 등 총 8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기획자인 김윤옥 큐레이터는 "동시대미술에서는 공간 스터디(연구), 비물질성, 복합장르, 관객의 참여가 주요 키워드로 부각됐다. 이에 미술뿐 아니라 음악과 건축 등 다양한 기반을 가진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감상하는 오늘날의 미술을 체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내년 2월24일까지. (02)720-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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